흔히 돌봄은 오후 늦은 시간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이른 아침에도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많은 선생님들이 학교는 교육기관일 뿐 돌봄기관은 아니라는 대전제에 묻혀 안 해도 될 일을 떠맡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오전 돌봄이 쉽지만은 않다.

기호일보는 아침 돌봄 문제를 일찍부터 고민하고 실천한 인천지역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 ‘M커뮤티니’ 최주희 대표를 만나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침 돌봄 실상을 짚어 보고 대안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비영리단체인 사회적협동조합 ‘M커뮤니티’가 운영하는 아침 돌봄 프로그램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에 참여한 아이들이 즐겁게 논다.  <M커뮤니티 제공>
비영리단체인 사회적협동조합 ‘M커뮤니티’가 운영하는 아침 돌봄 프로그램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에 참여한 아이들이 즐겁게 논다. <M커뮤니티 제공>

"처음엔 아침을 먹지 못하고 등교하는 아이들과 아침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챙기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인천시 중구 ‘M커뮤니티’ 사무실에서 만난 최주희 대표는 아침 돌봄 프로그램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를 시작한 계기를 한마디로 설명했다.

‘M커뮤니티’는 비영리단체 사회적협동조합으로 2012년께 결성한 ‘의미 있는 지역사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 모임’이 시초다.

당시 중구지역 사회복지사·교육복지사·간호사·상담사를 비롯한 사회복지 관계자들이 네트워크를 결성해 지역사회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려고 모였고, 당시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관심을 둔 문제가 이른 아침에 등교하는 학생들이었다.

이 학생들은 아침을 거르고 일찍 등교해 정규 수업 전까지 학교에 방치하곤 하는데, 이런 아이들을 돕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아침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해 ‘M커뮤티니’ 단체를 등록하고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 프로그램을 본격 시작했다.

‘즐거운 아침, 행복한 학교’는 청소년기 충분한 신체활동과 균형 잡힌 영양을 제공함으로써 활발한 신체활동과 두뇌활동을 유도해 스트레스 요인을 줄여 학교생활 적응력과 자아 존중을 높이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최 대표는 "처음 인성여중에서 한국마사회 지원으로 1년 동안 운영했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교 관계자분들이 정말 좋아했다. 그러나 지원금만으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었고, 마침 당시 지역 주무관이 이 프로그램이 인상 깊었는지 바우처 제도와 연계해 더 많은 학교로 확대하자고 제안해 본격 지역사회 서비스사업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켰다"고 했다.

바우처 연계 초기에는 중구를 중심으로 동·서·미추홀구로 지역을 조금씩 넓혔고, 현재 해마다 8~10개 학교가 참여한다.

최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방과 후나 주말·방학에도 학생 돌봄과 성장을 학교를 중심으로 한 마을 단위에서 수행하도록 도왔다.

그동안 ‘M커뮤티니’에서 서비스한 학교를 대상으로 한 사후 모니터링 결과도 좋았다. 2021년 협동조합 자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비스 전반에 걸쳐 만족도 ‘긍정’으로 대답한 비율이 98%였다. 추천 의사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아침을 챙겨 먹고 계획을 세워 운동해서 좋았다. 바우처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친근한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 꾸준히 참여했다"며 "평소 운동이 부족하고 아침밥이 필요한 친구들뿐만 아니라 외롭거나 어른 손길이 필요한 친구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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