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 10명 중 4명이 극단 선택까지 생각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푸른나무재단이 지난 12일 발표한 ‘2023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6.8%가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학교급별로는 초등생이 7.7%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6.4%, 고등학생 4.9% 순이다. 피해 학생 39.2%는 학교폭력 피해로 고통스러웠다고 했으며, 10.7%는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답했다. 더욱이 38.8%는 자살·자해 충동을 느꼈다고 했다. 2021년 조사(26.8%)에 견줘 12%p 급증한 수치다. 

학교폭력은 대부분이 교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알기도, 손쓰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학교라는 특수성 때문에 외부 접근이 용이치 못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더욱이 학교폭력이 갈수록 성인 범죄를 모방해 흉포화·집단화 경향이 나타나 피해 정도가 매우 커 예방과 치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학교폭력 문제는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문제인 만큼 그동안 수도 없이 거론됐으며, 폭력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 또한 적지 않았다. 하지만 줄기는커녕 계속 증가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교폭력 발생률이 높은 지역일수록 예방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나타나 학교폭력을 줄이려면 지속적인 예방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가해 학생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 피해 경험 학생의 35.4%는 피해 극복이 안 됐다고 답했고, 피해를 경험한 뒤 가해 학생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18.2%)가 가장 필요하다고 한 데서 드러난다. 얼치기 온정주의는 가해자를 양산할 뿐이다. 가해 학생의 학부모와 학교가 함께 민형사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입히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 줄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은 예방교육과 가정·학교의 관심이다. 교육당국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적인 학생지도 정책을 마련하고, 교육 차원에서 폭력을 유발하는 학내 문제 해소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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