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4일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역 전광판에 파업으로 인한 열차 운행 지연과 중단 안내문이 나온다. 철도노조는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을 벌인다.  전광현 기자 jkh16@kihoilbo.co.kr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4일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역 전광판에 파업으로 인한 열차 운행 지연과 중단 안내문이 나온다. 철도노조는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을 벌인다. 전광현 기자 jkh16@kihoilbo.co.kr

"왜 시민들만 볼모로 잡아 불편하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시작한 14일, 열차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시민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8시께 수원역 대합실에는 여행 가방을 들고 온 시민, 늦어지는 열차 시간을 휴대전화로 확인하는 시민 들 20여 명이 모였다.

전광판에는 ‘철도노조 파업 예고로 일부 열차 운행을 중지하거나 지연했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표시됐고, 일부 시민은 안내원에게 다른 교통수단 따위를 물어봤다.

인파가 몰리는 추석 기간을 피해 충청도로 성묘를 가려고 표를 산 30대 김모 씨 표정은 허탈함 그 자체였다.

김 씨는 "모처럼 휴가까지 내고 미리 성묘하고 오려고 했는데 철도파업에 발이 묶였다"며 "KTX를 타면 한번에 갈 거리를 파업 때문에 버스를 갈아타며 갈 처지"라고 토로했다.

표를 사려고 키오스크와 매표소를 오가던 외국인도 불만을 표출했다.

수원시 영통구에서 강사로 일하는 미국 국적 30대 여성 엘레나 씨는 "부산에 사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표를 사러 왔다"며 "오늘부터 지하철이나 열차를 타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제대로 안내하는 사람도 없고, 또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철도노조 파업 탓에 버스나 택시를 타려고 급하게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수원역 로데오 문화광장 앞 버스터미널에는 시민 20여 명이 줄을 섰고, 영통구 아주대삼거리 일대 시외버스 정류장에도 시민 10여 명이 줄지어 초조하게 버스를 기다렸다.

지하철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20대 여성은 "버스에도 사람이 많이 몰려 지각한다고 직장 상사에게 연락했다"며 "평소대로라면 집과 가까운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파업 때문에 당분간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불편함을 떠안게 됐다"고 호소했다.

철도노조는 이날을 전국 각지에서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필수 유지 인력 9천200여 명을 뺀 철도노조 조합원 1만3천여 명은 오는 18일 오전까지 파업에 참여한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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