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옥련시장에 장을 보려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진다.
인천 연수구 옥련시장에 장을 보려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진다.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명절 대목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지난 17일 오후 4시께 인천시 연수구 옥련시장은 장을 보러 나온 이용객들로 분주했다. 하지만 대부분 저녁거리를 사려고 찾은 손님들로, 제수용품을 사는 사람은 지극히 드물었다.

이미 예상한 듯 청과물 판매점들은 제수용품이나 선물용 과일처럼 상자 단위로 팔기보다는 과일을 소분해 싼값에 팔았다.

정육점 상인들은 펼침막을 이용해 선물세트를 홍보하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따로 준비해 둔 상품은 없다고 했다.

상인들은 추석 대목을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18일 지역 유통가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예약을 시작한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8월 10일~9월 10일) 크게 늘었다. 백화점은 평균 60% 이상, 대형마트는 평균 20% 이상 증가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부정 청탁·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기준을 완화해 다음 달 4일까지 농축수산물·가공품 선물가액을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물가로 시름하는 유통가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조치지만 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시장 상인 김모(62)씨는 "시장에 손님은 많아 보여도 다들 더 싼값에 장을 보려는 사람일 뿐, 추석 선물세트를 사려고 문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더 이상을 대목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인천e음카드나 상품권 할인 들 매출이 적은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게 더 혜택을 주면 좋겠다"고 했다.

인천시는 추석 명절 소비 촉진과 물가 안정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한다.

인천사랑상품권 구매 한도를 3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늘리고 캐시백 적립도 5%에서 7%, 10%(연매출별로 다름)로 올린다.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 63개와 주요 성수품 20개 수급·가격 동향을 파악하려고 ‘물가 대책 상황실’도 운영한다. 명절 주요 성수품을 주 1차례 모니터링해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시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e음카드 캐시백을 개편해 30억 원 이상 매출 가맹점은 지원을 중단한다"고 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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