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정연구원.
수원시정연구원.

수원시는 대한민국 기초자치단체 맏형 격 도시다. 인구 규모가 최대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대한민국 최초 특례시면서 시민 누구나 필요한 도움을 받는 돌봄도시, 시민 중심의 소통도시를 실현한다. 여기에 환경과 생태·기후변화를 대비하는 환경수도이자 세계유산 수원화성 중심의 문화관광도시,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이 모두 연고지로 삼은 스포츠도시와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는다.

이처럼 수원시가 계속 발전한 배경에는 싱크탱크(Think Tank)이자 솔루션 뱅크(Solution Bank) 구실을 한 수원시정연구원이 있다. 수원시정연구원은 수원시 주요 정책을 발굴·추진하는 탄탄한 이론 바탕을 다지고, 실현 가능한 방향을 제시하면서 수원시 발전을 견인하고 수원시민 행복을 함께 그렸다.

수원시정연구원 출범 10주년을 맞아 연구원이 걸어온 10년 역사와 성과, 앞으로 비전을 짚어 본다.

개원 10주년 기념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개원 10주년 기념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전국 최초’ 수원시정연구원이 걸어온 길

수원시정연구원은 대한민국 최초 기초자치단체 연구원이다. 10년 전 수원시는 제주도, 울산시, 세종시를 비롯한 일부 광역단체보다 인구 규모가 컸지만 다양한 정책 수요를 반영해 중장기 발전 방향과 미래 비전 수립을 지원할 연구원을 설립할 방법이 없었다. 특별시와 광역시, 도에 한해 지방연구원을 둔다는 규정을 담은 ‘지방자치단체 출연 연구원 설립과 운영에 관한 법률’ 때문이었다.

이에 수원에 지역구를 둔 김진표 의원이 100만 명 이상 대도시도 연구원을 설립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연구원 탄생에 산파 노릇을 했다. 개정안은 2012년 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100만 명 이상 도시가 연구원을 설립할 근거를 마련했다. 현재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가 연구원을 설립해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발굴하게 한 출발점이 수원시정연구원이었던 셈이다.

수원시정연구원은 법률안을 개정한 뒤 1년 1개월 만인 2013년 3월 28일 개원했다. 1부 4실로 조직을 구성해 연구원과 관리직 들 구성원 22명과 함께 힘찬 출발을 알렸다. 당시 수원시 제2부시장이었던 이재준 수원시장은 수원시정연구원이 출범하는 기초를 닦는 과정에서 중추 구실을 했다.

초기 연구원은 손혁재 초대 원장(2013년 3월~2015년 12월) 지휘로 수원 미래를 설계하는 기초작업에 초점을 맞춰 운영했다. 브라질 쿠리치바 연구소 들을 참고해 수원시 싱크탱크와 솔루션 뱅크가 되겠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또 수원학연구센터와 도시디자인센터를 차례로 신설해 수원 정체성을 파악하고 강화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제2대 이재은 원장 재임 기간(2016년 2월~2018년 12월)은 지역특화형 맞춤 정책을 연구하는 기틀을 잡아 수원시 발전을 견인한 시기다. 환경·교통·복지 들 시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려고 전문가들이 현장 중심 연구를 진행했다.

더욱이 시민들이 정책 설계 과정에 참여하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시민자치대학을 운영하고 시사 편찬 사업을 시작한 일이 보기다. 또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유치와 글로벌미래연구센터를 신설해 수원이 글로벌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했다.

제3대 최병대 원장(2019년 1월~2021년 3월)이 지휘봉을 잡은 뒤 연구원은 운영 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더했다. 수원 변화에 앞장서 대응하려고 두 차례 조직 개편을 단행해 지금의 조직 구성(4실 2센터 1대학)을 완성했다. 부서 간 협력으로 전문성을 높이고 정책 연구 내실을 다지는 작업을 진행했다.

제4대 최선희 원장 재임 기간(2021년 4월~2023년 2월)은 연구 질을 향상한 시기다. 최신 연구를 접목하려고 국내외 37개 기관과 양해각서를 맺고 공동 세미나를 여는가 하면 교류·협력으로 역량 강화에 매진했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수원시정연구원은 새로운 수장을 맞아 새로운 길을 설계한다. 제5대 김성진 원장이 키를 잡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시정 연구로 시 발전에 이바지하는 미래를 그리는 데 집중해 양 면에서 성장뿐 아니라 질 면에서도 성장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13일 수원시정연구원 개원 10주년 학술포럼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시장과 김성진 수원시정연구원장이 손팻말을 들고 축하했다.
13일 수원시정연구원 개원 10주년 학술포럼에 참석한 이재준 수원시장과 김성진 수원시정연구원장이 손팻말을 들고 축하했다.

# 수원시 ‘싱크탱크&솔루션 뱅크’

수원시정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수원 미래를 설계하는 현장 중심 싱크탱크 임무를 자처했다. 미래를 지향하는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연구는 물론 시민과 함께 성장하면서 현장 중심 정책 연구로 현실에 맞는 결과를 도출해 수원시 방향을 제시하는 솔루션 뱅크 기능도 수행했다. 연구원이 10년 동안 수행한 연구는 962건이다.

가장 큰 성과는 수원이 특례시로 발돋움하는 이론 기반을 구축하고 체계 있게 운영하는 데 핵심 노릇을 한 점이다.

특례시 모형 설정과 정책 방향, 권한을 확보하려는 사무 발굴 연구(박상우·2021년)가 잇따랐고, 학술 포럼과 정책토론회를 7회 이상 열어 특례시가 출범하는 기초를 닦았다. 또 특례시가 출범한 뒤 시 복지정책이 발전하는 데 다양한 방안을 제시(수원특례시 사회복지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연구·한연주·2022년)하는가 하면 사회복지 정책에 내실을 꾀하는 연구도 계속했다.

시 미래를 발전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과정에도 힘을 보탰다. 산업단지 발전 방안, 도시 교통체계 변화에 따른 상권 영향, 자동차 서비스 산업 시장 분석, 엔젤펀드 도입 필요성 검토(양은순·2022년)를 비롯해 시 산업구조 전환을 위한 정책 방향을 수립하려고 조언을 아낌없이 보탰다.

모든 지역주민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도시 구현에도 앞장섰다. 시의 인권정책 기본계획 수립에 이론상 토대를 제시해 시가 인권도시로 발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동친화도 조사와 아동친화도시 조성 기본계획 연구(이영안·2021년) 들 시가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는 데도 이바지했다.

스마트도시, 탄소중립도시와 같은 시의 지속가능한 미래비전을 수립하는 밑그림도 그렸다. 2016년 중점 연구 주제로 스마트도시를 선정한 연구원은 도시·교통·환경 분야 연구진 협업으로 시가 스마트하게 탄소중립도시로 나아가도록 연구 6건을 수행했다. 이는 시가 탄소중립 그린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되고 탄소중립지원센터를 개소하는 밑거름이 됐다.

수원 지역성을 확고히 하는 수원학 연구도 주요 성과다. 개원한 지 채 1년이 안 된 2014년 2월 부설연구기관으로 개설한 수원학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 정체성과 자긍심을 확보하는 연구가 이어졌다.

수원 지리와 역사를 망라한 수원학 학술총서 3권, 동 단위 산 역사를 기록한 마을지 시리즈 19권, 사라지는 도시 추억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수원학 구술총서 5권, 사라지는 수원 공간을 기록한 수원공간 시리즈, 수원학 연구학술지 발간으로 수원만의 연구를 앞장서 이끌었다.

수원시정연구원은 시민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연구원으로도 자리매김했다. 민주시민 교육과 풀뿌리 민주주의 기반 구축을 위한 수원시민자치대학은 시민 2만여 명이 참여하면서 시민 중심 도시 수원의 든든한 동력을 만들었다. 시민 눈높이에서 생활 밀착형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시도로 전문가 말고도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시민연구사업도 지난해까지 56건 진행했다.

수원시 공무원과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진들이 투표소 접근성을 높이려고 공동 현장실사를 했다.
수원시 공무원과 수원시정연구원 연구진들이 투표소 접근성을 높이려고 공동 현장실사를 했다.

# ‘혁신’으로 준비하는 새로운 10년

수원시정연구원은 수원 새로운 10년 미래를 그리는 준비에 한창이다.

10주년을 맞은 수원시정연구원은 혁신에 대한 내부 요구가 높아졌다. 구성원들은 연구원 본연 임무를 명확히 인식하면서 실생활에 쓸모 있는 정책 연구로 수원시 미래를 설계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우선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 또 신뢰하고 협력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

이에 수원시정연구원은 지난 5월 비전워크숍을 진행해 연구원 임무와 비전에 대한 구성원들의 열띤 토론으로 세 가지 목표를 세웠다. 연구원이 시 미래상을 제시하고 수원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제안하고 시민 문제를 즉각 해결하는 임무가 그 핵심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원은 혁신 목표를 수립하고 혁신 방향을 설정한 뒤 8대 혁신 과제를 도출했다. 8대 혁신 과제는 ▶국내외 정책 변화와 선진 사례 발굴, 전문성 강화와 수원 미래 이슈 발굴 들 소통과 협력의 일하는 방식(Deep Work) 혁신 ▶데이터분석센터, 탄소중립지원센터 신설과 수원시민자치대학 할 일 조정, 수원학연구센터 성과 확산 들 미래를 지향하는 조직체계 혁신 ▶미래 선도·현안 대응 강화와 선제 대응을 위한 정책 브리프 혁신 ▶수원 미래 어젠다와 정책 방향 발굴·연구 ▶수원미래연구단 구성·운영 ▶정책연구과제 선정 체계 개선과 정책연구심의위원회 운영 강화 ▶시정 현안에 빠르게 대응하는 연구 수행 체계 구축 들 시 정책 수요와 수준에 부합하는 연구과제 수행 ▶사회 책임 실천 지표 설정과 시민 참여 기회 확대 들 사회 책임과 고객 만족을 강화하는 연구행정 혁신이다.

김성진 수원시정연구원장은 "수원시정연구원 임무는 주어진 자리에서 묵묵히 선우후락(先憂後樂)의 마음가짐으로 유용한 정보와 대안을 생산하는 일"이라며 "국책이나 광역 연구원과 차이가 나는 수원시정연구원만의 방식으로 시민 뜻을 헤아려 미래를 설계하고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지난 13일 수원시정연구원 개원 1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준 시장은 "10년 전 수원시 부시장 시절, 시정연구원을 만들려고 브라질 쿠리치바 도시계획연구소를 찾아 연구 비결을 배운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난 10년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10년, 100년 뒤 수원 미래 전략을 세우며 더 나은 지방자치와 분권을 위해 수원 미래 방향을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사진= <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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