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연구진이 실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임신진단 키트를 활용해 프로테아제 효소의 활성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21일 아주대학교에 따르면 유태현·윤현철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공동 연구팀이 프로테아제 활성을 측정하는 센서를 개발, 이를 임신진단 키트로 분석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프로테아제(protease, proteolytic enzyme)는 펩타이드 결합을 절단해 단백질의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분화와 성장, 면역과 감염 같은 다양한 현상은 단백질 분해효소인 프로테아제에 의해서 조절되고, 이 효소의 비정상적인 활성은 암, 염증 질환,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여러 질병 발생과 연관돼 있다.

실제 프로테아제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HIV,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의 타깃이며, 혈우병(제8인자, 제9인자)의 경우에는 치료제로 사용된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프로테아제 검출 방법은 고가 장비와 분석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복잡한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이에 질병을 빠르게 진단하고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수준까지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최근 이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프로테아제의 활성을 간편하고 신속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 개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아주대 연구팀은 먼저 단백질공학(protein engineering) 과 바이오컨쥬게이션(bioconjugation) 기술을 이용해 검출하고자 하는 프로테아제에 의해서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도록 센서를 개발했다.

더불어 특정 프로테아제가 존재할 때 센서에서 인간 융모성 생식선 자극호르몬이 방출되도록 함으로써, 임신진단키트로 측정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아주대 연구팀의 센서는 프로테아제 종류에 따라서 센서 물질을 쉽게 제조하도록 고안·설계됐고, 연구팀은 여러 프로테아제 가운데 대표적인 세 종류 프로테아제(MMP-2, thrombin, caspase-3)에 관한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또 휴대전화의 카메라와 앱으로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확인, 생체 물질 분석을 위한 자원이 제한된 여러 환경에서도 비교적 쉽고 간편하게 프로테아제 검출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유태현 아주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센서 물질과 임신진단 키트는 간단한 공정만으로 제조할 수 있다"며 "이에 프로테아제 진단키트 개발로 이어져, 다양한 질병 진단과 관리에 사용될 걸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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