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추석이 다가온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지낸 곡식을 베어 내듯 수고로웠던 한 해 마무리를 생각할 시점이기도 하다.

마침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징검다리 휴일이 아니라 온전히 휴식을 즐기는 긴 연휴다. 해외여행 같은 특별한 일정과 계획을 세우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환한 보름달을 바라보며 가족의 건강과 화합을 비롯한 소원을 빌고 추억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보내는 소박한 명절이면 충분하다.

더욱이 수원에서는 긴 연휴에 뭘 하면서 보낼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수원시민 연휴를 ‘꿀잼’으로 만들어 줄 방법을 소개한다.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의 개막공연 ‘기억의 축성’.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의 개막공연 ‘기억의 축성’.

# ‘세계유산축전’ 즐길거리가 풍성한 수원화성

추석 연휴기간 수원 보물인 수원화성 일대는 더 특별하고 풍성한 축제의 장을 펼친다. 수원 가을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4개 축제 ‘2023 힐링폴링 수원화성’ 중 가장 먼저 시작한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프로그램이 수원 추석을 다채롭게 만든다.

연휴를 시작하는 28일부터 화서문과 장안공원을 비롯해 수원화성 일원에서 공연과 전시는 물론 직접 체험까지 하는 문화 콘텐츠를 즐긴다.

더욱이 추석 기간과 겹쳐 진행하는 이번 축전은 한가위 특별공연도 준비했다. 추석 다음 날인 30일 오후 1시와 7시 정조테마공연장 야외마당에서 여는 ‘완월연-함께 빛나는 소망의 밤’ 공연이다. 보름달을 바라보며 즐긴 연회를 모티브로 시민들이 함께 달빛 아래서 국악과 연희공연으로 가을밤 낭만을 만끽할 기회다.

다음 달 1일부터 이어지는 공휴일과 주말 오후 6시에는 장안공원 화서문 앞 광장에서 ‘장인의 광장’ 공연을 연다. 수원화성 축성에 참여한 장인을 주제로 한 길놀이와 인형극, 연희극 들이 볼거리다. 어린이 참여형 창작 인형극 ‘어여차, 장인과 모군’은 장안공원 잔디밭에서 오후 1시 30분과 4시 30분에 진행해 어린이들의 흥미와 참여를 유도한다.

다양한 전시도 눈을 즐겁게 한다. 227년간 풍파를 견디며 수원화성을 지켜 낸 노력과 희생을 투영한 침목 소재 작품 16점을 전시한 ‘기억하는 몸’, 수원화성 축성 227년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그려 보는 전시 ‘여기, 지금을 보라’ 들을 장안공원 잔디밭을 전시장 삼아 설치했다.

화성행궁 야간개장 ‘달빛화담’을 즐기는 시민들.
화성행궁 야간개장 ‘달빛화담’을 즐기는 시민들.

수원화성 축성의 숨은 장인들의 기술을 체험해 보는 ‘의궤 속 장인마을’은 장안공원 잔디밭을 거닐며 스스로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축성을 건축 개념으로 확장해 신체 놀이활동으로 경험하는 ‘축성놀이터’는 어린이와 함께한 가족들이 추억을 쌓기 좋다.

이야기꾼(재연배우)과 함께 수원화성 성곽을 탐방하며 수원 역사와 민간설화, 수원 사람 삶을 들어보는 교육과 투어 프로그램 ‘수원화성 기억을 걷다’는 사전에 예약해야 참여 가능하다.

그 뿐만 아니라 화성행궁과 장안공원 사이 성안마을과 행리단길 일대에서는 MZ세대 젊은 예술 공연자들의 인형극과 수원지역 대학교 동아리의 버스킹 공연이 이어진다. 또 행궁동 주민들이 기획하고 만든 행복장인 마을여행, 버스킹 공연도 휴일과 주말마다 축제 풍성함을 더한다.

# 달빛으로 물든 궁궐 산책

정조대왕이 남긴 위대한 유산 수원화성 화성행궁은 올해도 수원시민이 추석을 특별하게 지낼 장소다. 화성행궁 야간 개장 ‘달빛화담(花談)’으로 화성행궁이 연휴 내내 활짝 문을 열기 때문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개방하는 화성행궁은 낮에는 밝은 대로, 밤에는 어두운 대로 한옥과 어우러진 정취가 일품이다. 더구나 추석 당일에는 누구나 무료로 들어가도 되고, 다른 날에도 한복을 입고 방문하면 무료다. 오후 9시 매표와 입장을 마감하는 점을 감안하고 국궁장과 화성어차는 추석 당일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서 관광 계획을 세우는 편이 좋겠다.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연희공연.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연희공연.

또 인근 문화시설 중 행궁길 갤러리와 무형문화재전수회관, 팔달문화센터 들이 연휴기간에도 정상 운영하는 만큼 화성행궁 야간 개장에 앞서 문화시설을 이용하면 전통의 향기가 가득한 연휴를 보낸다.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아름다운 경관으로 손꼽히는 방화수류정과 연무대, 팔달산 자락을 끼고 적당한 운동을 겸해 서장대까지 수원화성을 한 바퀴 돌아보면서 수원 역사문화를 즐기는 일도 가능하다.

화성행궁 야간 개장은 다음 달 29일(수∼일요일)까지 이어진다. 추석 연휴에 방문하지 못했다면 이어지는 연휴와 주말에 방문해 가을밤을 만끽해도 좋다.

# ‘나의 고향’ 수원 옛모습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들이 있다면 수원 과거를 돌아보는 전시를 보며 함께 시간을 보내길 추천한다. 수원박물관 기획전시 ‘수원의 산업, 그 첫 번째 선경직물’과 수원광교박물관 틈새 전시 ‘기억나니! 수원 원천유원지’가 옛 추억의 연결고리다. 박물관들은 연휴 내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추석 당일인 29일은 무료 입장이다.

수원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선경직물 전시는 수원에서 태동해 SK그룹 모태가 된 선경직물을 중심으로 수원 산업 발전사를 보여 준다. 한국전쟁 직후 평동과 정자동을 기반 삼아 직물 원사를 생산하고 수출하며 수원, 수원 사람들과 함께 성장한 모습을 확인할 기회다.

선경직물 시작부터 히트 상품, 직물산업 중심지였던 수원 모습이 추억여행을 안내한다. 또 선경직물이 수원시에 지원한 문화시설들과 지역경제 활성을 위한 수원시 노력도 확인 가능하다.

수원광교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틈새 전시는 지금 광교호수공원이 되기 전 수원시민 나들이 장소로 인기 높았던 원천유원지 모습을 기록한 전시다. 어린 시절을 수원에서 보낸 장년층들이라면 다양한 원천유원지 사진자료를 보며 아련한 유년 시절 추억을 떠올릴 테다. 전시를 관람한 뒤 광교호수공원에 들러 현재 모습을 확인하면 ‘상전벽해’ 같은 변화를 실감한다.

# 책과 함께 보내는 연휴, 수원컨벤션센터

긴 추석 연휴 이후 곧바로 이어지는 한글날 연휴에는 독서의 계절에 걸맞은 경험을 선사하는 행사가 열린다. 도서전, 콘퍼런스, 이벤트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BOOKIZCON 2023(2023 국제아동도서&콘텐츠페스타)’이다.

북키즈콘은 다음 달 5~9일 수원컨벤션센터와 광교호수공원에서 ‘아이와 부모는 함께 자라납니다’를 주제로 여는 국내 최초 키즈 콘텐츠 융·복합 행사다.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 책 읽는 자녀를 만들고 싶은 부모, 아동도서를 좋아하는 어른 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수원박물관 기획전 ‘선경직물’을 관람 중인 이재준 시장.
수원박물관 기획전 ‘선경직물’을 관람 중인 이재준 시장.

우선 전시회는 150개 사가 참여해 300개 부스를 꾸민다. 10여 개국에서 출간한 아동도서 5천여 종을 골라 보는 ‘책마당’과 영상과 놀이·교육을 기술로 접목한 ‘콘텐츠마당’, 책을 매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다양한 놀이로 교육을 체험하는 ‘놀이마당’을 마련했다. 유명 아동도서 전문 출판사를 비롯해 신예 작가들까지 최신 트렌드를 읽을 기회다.

이벤트 무대에서는 아동도서 작가와 만남과 어린이들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체험관도 준비한다. 로컬문화콘텐츠 직거래 장터 ‘수문장’에서 예술과 교육이 어우러진 작품들도 만난다. 게다가 핀란드 국민 캐릭터 무민과 일본 인기 캐릭터 보노보노와 같은 세계에서 이름난 캐릭터들이 기다리는 포토존도 마련해 흥미를 더한다.

다음 달 5~7일 진행하는 글로벌콘퍼런스는 ‘놀이’와 ‘도서’, ‘콘텐츠’를 테마로 세션과 강의를 진행한다. 게다가 보노보노 작가 이가라시 미키오 특별강연 ‘슈퍼 키즈콘텐츠의 탄생, 거장들의 인사이트를 엿보다’를 5일 오전 11시 컨벤션홀2에서 진행하니 보노보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홈페이지에서 미리 할인한 금액으로 입장권을 준비하는 편이 좋다.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5일 열린광장에서 어린이 그림대회(오전 10시), 6일 이벤트홀에서 어린이 동요대회(오전 10시), 7~8일 열린광장에서 키즈패션쇼(오후 3시)를 연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연휴기간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수원 곳곳에서 진행하니 시민들이 따뜻하고 풍성한 한가위를 즐기길 바란다"며 "‘시민 모두의 축제 ‘2023 힐링폴링 수원화성’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며 시민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했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사진=  <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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