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학 분야의 대표 학술지 「한국학(옛 정신문화연구)」 2023년 가을호(172호)를 발간했다.

이번 호에는 기획논문 5편, 연구논문 5편 등 총 10편의 논문이 실렸다.

이번 기획특집은 ‘조선시대 「홍문록(弘文錄)」과 집권세력의 네트워크’를 주제로 홍문록 인사명부를 통해 조선시대 정치엘리트의 특성과 정치적 위상을 살펴본다.

홍문록은 조선시대 자문기구 중 하나인 홍문관의 관원 후보자 명부를 말한다.

홍문록에 등재되는 것만으로도 출세가 보장됐으므로, 명단에 수록되면 명예뿐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도 뒤따랐다.

조선 전기부터 400여 년간 3천 명이 넘는 인원이 수록된 홍문록은 당시의 정치 세력과 이들의 상호 관계망을 조망하는 유용한 사료다.

가톨릭대 신동훈 박사는 ‘조선전기 초택(抄擇) 인사 운영과 홍문록’에서 홍문록의 제도적 정착 과정을 분석해 추천에 의한 인사 관행이 공적 인사운영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밝히고, 엄선을 통한 인재 선발이 폐지되는 정치사회적 맥락을 제시한다.

반면, 윤혜민 건국대 교수는 ‘17세기 홍문록을 통한 인사 운영 실태와 그 변화 양상’에서 효종 대에서 숙종 초기까지 홍문록에 기록된 인사 실태를 분석, 홍문록이 권력자들의 사적인 발탁보다 학문적 소양을 갖추고 중직을 담당하는 실력자를 가려내기 위한 공적 선발 시스템으로 기능했음을 확인한다.

김성희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원은 ‘조선 영조 연간 이조낭선(吏曹郞選) 개혁과 홍문관 인사제도’를 통해 왕권 강화로 시행된 이조낭선 개혁이 홍문관의 권한과 위상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한다.

나영훈 한국국학진흥원 책임연구위원은 ‘조선 헌종 대 문관 인사와 홍문관 관원의 위상’에서 홍문관 관원 선발시 홍문록 입록보다 사적 개입의 여지가 큰 특채가 늘면서 명문 가계의 자손들이 핵심 요직을 장악한 현상에 주목한다.

김바로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는 ‘한국역사인물데이터베이스 설계 시론-홍문록을 예시로’를 통해 한국역대인물정보시스템과 조선왕조실록 부가열람 등 다양한 데이터베이스가 상호 연결되는 한국역사인물데이터베이스 설계 방안을 제시한다.

1978년 창간된 한국학은 ‘한국 문화의 정체성과 한국인이 세계와 만나고 소통하면서 이룩한 성취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정신을 토대로, 지난 50여 년간 2천여 편이 넘는 학술 연구성과물을 게재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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