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 391개곳에서 기숙사비 카드납부 방식을 ‘외면’하는 가운데, 카드납부가 허용되는 대학 기숙사생이라도 실제로 카드납부를 하는 경우가 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남국(안산시단원구을/무소속)의원실에서 교육부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기준, 대학 기숙사 473곳 중 카드납부가 가능한 기숙사는 82곳(17.3%)에 불과했다.

또한 현금 분할납부가 가능한 기숙사는 109곳(23.0%)으로 집계됐다. 카드ㆍ현금분할 결제가 모두 허용되는 기숙사는 단 39곳(8.3%)에 그쳐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측에서 카드납부방식 도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카드수수료 부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학생이 기숙사비 결제를 하게 되면 해당 학교는 최대 2.48%의 카드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해  지난 2015년에 <대학생 기숙사비 납부방식 개선안> 마련과 더불어 분할ㆍ카드 납부방식을 시범운영하는 기숙사를 선정했고, 대학공시정보 항목으로 ‘기숙사비 납부제도 현황’이 추가되기도 했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었던 만큼 여전히 많은 대학에선 현금을, 그것도 일시급으로 완납할 것을 고지ㆍ운영하는 실정이다. 

한편, 카드로 기숙사를 납부할 수 있는 경우에도 학생들의 실제 카드 이용률은 저조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학기 기숙사비를 카드로 낸 인원은 4천121명으로, 전체 기숙사 수용가능 인원인 6만1천407명 중 겨우 6.7%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카드수수료 0%인 전남대학교 역시 실제로 카드를 이용해 기숙사비를 납부한 인원은 단 13명에 그쳤다. 전북대, 경북대, 충북도립대 역시 비교적 낮은 수수료율을 책정했는데도 카드로 기숙사비를 납부한 인원은 한자리수대로 저조했다. 카드납부 결제 시 특정금융사의 카드를 이용해야 하는 조건 등이 붙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남국 의원은 "신용카드 거래상 카드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관련법상 금지되어 있다"라며 "대학 기숙사의 수수료 기피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납부가 가능하더라도 학생들의 이용실적이 굉장히 저조한 상황으로, 특정금융회사 카드만 사용하게 하는 결제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산=박성철 기자 ps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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