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심각한 표정으로 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는 지난 11일 치러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 패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심각한 표정으로 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는 지난 11일 치러진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 패했다./연합뉴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압승으로 끝나면서 그간 국민의힘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거론하던 ‘수도권 위기론’이 다시 떠올랐다.

지난 두 차례 인천지역 총선에서 체면을 구겼던 국민의힘으로서는 이번 보궐선거 결과가 내년 총선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12일 정가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 13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 체질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보궐선거 참패로 당내에서 내년 총선 수도권 위기론이 증폭하자 이를 이겨 낼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인천지역에서 내년 총선에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군 사이에서도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눈치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당내 갈등이 잦아들긴 했지만, 국회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면서 이른바 ‘수박 골라내기’로 민주당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보궐선거를 치렀는데도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17.15%p 차이로 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크게 패배함에 따라 수도권 약세가 굳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위기감을 느낀다며 겸허하게 결과를 수용하고 낮은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그는 "아쉽다. 득표율 차이가 많이 나서 위기감을 느끼긴 한다. 이번 보궐선거는 반성할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인천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도전자 처지가 아니냐. 열심히 준비해서 내년 총선에서는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보궐선거 결과로 국민의힘 수도권 열세를 입증함에 따라 변혁에 버금가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인천에서 확보한 의석은 고작 1석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11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했다. 한마디로 완패였다. 20대 총선은 사정이 좀 낫긴 하지만 열세를 면치는 못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이 4석, 민주당이 7석, 무소속이 2석을 꿰찼다.

이 같은 절대 열세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혁신 수준의 수도권 선거 전력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인천시당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는 반성할 기회이자 새로운 대책을 세울 기회"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 인천시당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반영한 결과라고 본다"면서도 "현 상황에 만족하거나 내년 총선을 낙관하지는 않는다"고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윤은혜 기자 ye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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