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학교 200m 이내) 근처 초고압선이 공중으로 지나는 학교가 전국에 240곳이라는 조사 결과에 학부모들은 학생 안전이 걱정이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민주·시흥갑)의원실이 교육부와 한국전력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154㎸ 이상 초고압선이 지나가는 학교는 240곳(인천 8곳)이다.

이 중 345㎸ 이상 초고압선이 스쿨존을 지나는 학교는 전국 44곳이고, 인천은 초·중·고교 각 한 곳씩 모두 3곳이다.

거주지역 고압전선 주변은 전자파 영향에 대한 우려 탓에 민원도 많고 미관도 해쳐 지자체와 한전은 많은 예산을 들여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을 추진 중(2020년 기준 인천 73.1%)이다.

하지만 한전이 올해 초 누적 적자 44조6천억 원을 기록하면서 재정난을 겪는 탓에 지중화 예산이 2021년 3천699억 원에서 올해 1천820억 원으로 절반으로 삭감돼 주춤한 상태다.

문 의원은 "스쿨존 안 고압선과 전신주는 전자파 노출, 감전과 같은 안전사고를 유발하기도 해 교육부와 한전을 비롯한 관계 기관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옥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도 "송전탑을 비롯한 고압선 주변 전자파 영향 연구보고서를 보면 전압이 높을수록 전자파는 세지고 가축 출산율이 떨어지기도 해 인체에 분명 영향을 끼친다"며 "더욱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도 하기에 어렵겠지만 학교 주변 지중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문 의원 주장에 힘을 보탰다.

과거 연구보고서 중 스웨덴 카를린스카 연구소 환경의학연구원이 Epidermioology지에 올린 ‘직장과 주거지역에서 자기장 노출과 백혈병·종양’ 연구(1997년 7월)를 보면 스웨덴 지역 고압송전선로(220~400㎸) 300m 안에 사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사례를 연구한 결과 자기장에 노출되면 백혈병과 중추신경계 종양 발생률이 증가(1.3~3.7배)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천에서 계획 중인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은 없다. 학부모 민원이 들어오더라도 부지 확보를 비롯한 인근 주민 수용성이 낮아 추진이 쉽지 않다. 또 한전과 협의도 거쳐야 해 장기간 검토가 필요하기에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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