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대형마트 배추 코너가 한산하다.

인천시 남동구에 사는 주부 김모(59)씨는 다가오는 김장철로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최근 배춧값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가격 부담으로 중국산 배추를 살까도 고민했지만 품질을 우려해 포기했다.

김 씨는 "배추가 금값이다 보니 지난해보다 김장 양을 줄여야 할 판"이라고 했다.

국산 배춧값이 1포기에 7천 원까지 치솟으면서 서민 식탁에 위기가 찾아왔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인천지역 배추 1포기 소매가는 1월 3천660원, 2월 3천330원, 3월 3천660원, 4월 4천 원, 5월 5천 원, 6∼7월 4천330원, 8월 6천 원, 9월 6천660원, 10월 7천 원으로 계속 올랐다. 1월보다 무려 3천340원(47.8%)이나 급등했다.

김장철이 다가왔지만 배추가 이른바 ‘금값’이어서 시민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한다.

이날 오전 10시께 남동구 A대형마트와 11시께 부평구 B대형마트 채소 코너에는 배춧값을 보더니 발걸음을 옮기는 이용객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김장철이라 각 마트나 전통시장이 이용객 편의를 돕고자 매대에 김장 재료를 진열하고 팔지만 한 포기에 6천990원이다 보니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조모(35)씨는 "배추가 너무 비싸 한참을 고민하다가 포기했다. 김칫소 재료까지 고려한다면 완제품을 사 먹는 편이 더 싸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착한 가격으로 입소문이 난 전통시장도 비싸기는 매한가지다.

이날 부평동 부평종합시장과 남동구 모래내시장은 배추 1망(3포기·중품) 1만8천 원, 1포기(상품)를 6천500원에 팔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배춧값 인상은 유통구조 특성상 어쩌지 못한다고 한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요층은 많은 반면 폭우와 태풍 영향으로 공급 물량이 적다 보니 가격 인상은 어쩔 도리가 없다"고 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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