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학교 빠지는 방법은 없을까?" 고등학교 교사인 친구가 기자를 만나면 늘 하는 물음이다. 

이 말과 함께 학교에서 겪은 다양한 이야기도 풀어놓는데, 들을 때마다 귀를 의심하곤 한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 주말과 늦은 시간에 전화해 당연한 질문을 한다든지, 수업 중에도 큰소리로 욕을 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놀랍지도 않다.

친구는 "선생님은 왜 욕을 참아야 하고, 학생은 왜 선생님한테 욕해도 돼? 둘 다 하든지, 둘 다 안 하든지!"라며 울분을 토했다. 학기 초, 꿈꾸던 선생님이 됐다며 빛나던 친구의 눈은 어디로 갔을까.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는 처지라고 푸념하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이 일었다.

기자가 학생일 때만 해도 선생님은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어쩌면 기자에게만 그런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때는 선생님이 참 대단하고 커다란 존재 같았다.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이상한 선생님들은 여전히 있다.

기분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학생 머리를 툭툭 건드리던 선생님이나 저급한 언행으로 학생을 조롱하는 선생님도 종종 겪었다. 기자는 이런 선생님을 많이 겪은 탓에 교권을 걱정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학생 인권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교사 권리를 대체로 축소했고, 이제는 교권을 문제 삼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친구는 "부드럽게 이야기하면 무시하고 비웃기도 하고, 강하게 타이르면 아동학대 아니냐고 비꼬니까 섣불리 훈육하기 어려워"라며 교권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덥다 못해 뜨거웠던 날씨에도 교사 수만 명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추락한 교권을 회복하자는 취지에서다. 국회가 교권을 보호하려고 4대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교권 침해가 사라졌을까? 아니, 줄어들긴 했을까?

아니라고 본다. 법안이 통과할 때도 안타까운 소식은 계속 이어졌다. 학생 인권을 지키려고 긴 시간 노력한 만큼, 어쩌면 그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이슈가 아니라 줄곧 관심을 갖고 모두가 노력해야 할 문제다. 미래를 책임지는 선생님이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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