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한 상가는 5곳이 나란히 폐업해 공실로 남았다.
17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한 상가는 5곳이 나란히 폐업해 공실로 남았다.

인천시 남동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7)씨는 최근 폐업을 결정했다.

계속되는 인건비 인상과 재료비, 보증금 상승으로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주요 상권으로 업장을 이전해 매출 증진을 꿈꿨지만 5년간 입에 풀칠만 할 뿐 이전보다 어렵다.

김 씨는 "더 이상 버티는 건 미련한 행위다.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 대출금액이 늘어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했다.

지역경제 침체가 길어지면서 인천지역 상가들이 버티지 못하고 공실로 전환된다.

17일 오전 8시께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상가 곳곳은 마치 ‘주인 잃은 개’처럼 자리를 지켰다. 미처 떼지 못한 간판과 고지서들이 널브러졌고, 출입문과 유리창에는 각종 생활·대출 광고물 따위가 붙었다.

새로운 주인을 찾으려 ‘임대’라고 적힌 펼침막도 부착했는데, 수개월간 주인을 찾지 못해 먼지가 수북이 쌓였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방문한 부평구 문화의거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주요 상권임에도 공실은 쉽게 눈에 띄었다.

상가 안쪽은 먼지와 폐기물 따위가 버려졌고, 유리창에 광고물 전단지와 청테이프가 붙어 흉물스러운 인상을 줬다.

주변 상인 전모(59)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구간에 상가들이 텅텅 비어 상권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더구나 시설 관리가 되지 않아 외관으로도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상권 곳곳이 공실이 되자 지역주민들은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변모(42)씨는 "주요 상권 공실 지속과 미관 저해로 상권 몰락 위기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상권 공실화가 지속되다 보니 전문가들은 지역상권 붕괴를 막을 현실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자영업연대 관계자는 "주요 상권 공실은 현재 지역상권 몰락의 현주소다. 자영업 대출이자 축소와 같은 방안을 강구해 자영업자 부담을 줄여 나가야 한다"고 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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