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을 연고지로 둔 스포츠 구단이 좋은 성적을 거둬 시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SSG 랜더스는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KBO 역사에 남을 우승을 기록했고, 인천 유나이티드는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에서 16강에 안착해 우승을 향한 날갯짓을 한다. 여자 농구와 남녀 배구도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인천은 4대(야구·축구·농구·배구) 프로스포츠 연고팀이 있는 도시였지만 남자 농구 연고지를 대구로 옮기면서 상징성이 사라졌다. 마지막 남자 농구팀인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한국가스공사 본사가 있는 대구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인천 연고 농구단 역사는 마침표를 찍었다.

인천 연고 남자 농구단은 KBL 원년리그부터 시작한다. 역사는 대우증권 실업 농구단 (1994~1996년), 인천 대우증권 제우스 (1997~1998년), 인천 대우 제우스(1998~1999년), 인천 신세기 빅스(1999~2001년), 인천 SK 빅스(2001~2003년),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2003~2009년),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2009~2021년)로 이어진다. 우지원·서장훈·김훈·문경은 같은 농구 레전드 선수도 인천에서 많이 뛰었다.

기자는 KBL보다 미국 NBA를 즐겨보지만 인천 토박이로서 인천에 연고지를 둔 농구단이 사라진 데 아쉬움이 많았다. 더욱이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을 뿐더러 인천 스포츠팀 중에서 유일하게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었다. 하지만 부족한 모기업 재정 상황에도 끈기와 투지 높은 농구를 바탕으로 꾸준히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했다.

종목을 막론하고 재정 상황이 좋지 않으면 우승하기 어렵다. 물론 해외에서는 오클랜드 애슬레틱 같은 팀도 있고, KBO에 쌍방울 레이더스도 어려운 모기업 재정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농구는 코트 위에 뛰는 선수들이 적기 때문에 재정이 곧 우승이라는 말도 있다. 해서 어려운 재정 상황에서 플레이오프에 꾸준히 진출한 일은 박수를 칠 만한 일이다.

기자 기억에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항상 좋은 플레이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팀이었고 정이 많이 가는 팀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 손을 잡고 농구장을 처음 찾았던 기억도 또렷하다. 당시 너무 어렸기 때문에 어떤 팀을 응원할지 몰라 인천이 아닌 원주를 연고지로 둔 나래 해커스를 응원했다. 기자가 농구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그 당시 기억 때문이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멋진 슛, 패스가 기자를 사로잡았다.

언제 다시 인천을 연고지로 둔 농구팀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인천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좋은 성적으로 시민들을 즐겁게 할 농구단이 생긴다는 희망회로를 오늘도 돌린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