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한국과 베트남의 친선경기. 후반전 정우영이 팀 여섯 번째 골을 넣은 뒤 이강인과 기뻐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실전 점검 기회였던 10월 A매치 기간 축구 국가대표팀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최고 시간을 보냈다.

13일 튀니지와 경기(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4-0 완승을 거둔 데 이어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베트남을 상대로 6골을 폭발하며 6-0 대승을 챙겼다.

2경기에서 10골을 몰아치고 실점은 하나도 하지 않으며 좋은 흐름을 이어 갔다. 특히 고무적인 건 이달 초까지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앞장선 뒤 곧장 이번 A매치로 합류한 선수들이 활약을 이어 가며 활력을 불어넣은 점이다.

이번 A매치 기간 클린스만호에는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 중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 홍현석(24·헨트), 설영우(24·울산)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전에도 클린스만 감독이 뽑은 적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계기로 한층 오른 자신감을 A대표팀에서도 발산하며 2연승에 단단히 한몫했다.

이강인은 프랑스 최고 명문 팀 파리 생제르맹에 입단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유럽 무대에서 오래 활약할 발판을 마련한 뒤 나선 이번 A매치에서 이제 한국 축구의 ‘미래’가 아닌 ‘현재’임을 분명히 했다.

손흥민(토트넘)이 결장했던 튀니지전에서 멋진 왼발 프리킥으로 A매치 데뷔골을 뽑아낸 뒤 두 번째 골까지 터뜨렸고, 베트남과 경기에선 풀타임을 소화한 가운데 1골 1도움을 보태며 펄펄 날았다.

아시안게임에서 8골로 득점왕에 올라 금메달 일등 공신으로 꼽힌 정우영은 2경기 모두 후반 교체로 출전한 가운데서도 존재감을 떨쳤다.

2선에서 다양하게 움직이며 원래 골을 많이 넣는 선수는 아니었던 그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득점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는데, 베트남전에선 후반전 중반 교체 투입된 뒤 후반 41분 자신의 A매치 3호 골로 팀의 마지막 득점을 남겼다. 그의 A매치 득점은 지난해 6월 파라과이와 평가전 이후 1년 4개월 만이었다.

그동안 이름이 같은 베테랑 미드필더 정우영(33·알칼리지)에 이은 ‘작은 정우영’으로 더 많이 불렸던 그에게서 서서히 ‘작은’이라는 수식어가 사라지는 모양새다.

이제 다음 달 A매치 기간에는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이 시작되고, 내년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이어지는 등 실전 대회를 줄줄이 앞둔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전면에 나서는 건 팀의 에너지 레벨을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다.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선수들이 이후 성인 대표팀에서 입지를 굳히는 장면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볼 수 있었다.

이미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였던 손흥민 외에 황의조(노리치)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 등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던 A대표팀에서도 중심에 서며 카타르 월드컵까지 여정을 함께했고, 16강 진출 주역으로 빛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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