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전자기기와 친한 경우 우울증 증상이 낮고 인지기능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9일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노현웅 교수, 홍선화·남유진 연구교수, 가천대 의대 홍재우 학생)은 노인 7천9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0년 노인실태조사 자료’를 이용해 노인의 디지털 문해력이 우울 및 인지기능과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

앞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2022년 발표한 ‘디지털정보 격차 실태조사’에서 일반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100%로 볼 때 노인은 70%라고 보고했다.

‘디지털 문해력’이란 전통적으로는 컴퓨터 활용 능력을 의미했지만, 최근 인터넷의 발달과 모바일 기기 출현, 소셜미디어 확장으로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 키오스크의 모든 디지털 전자기기 활용 능력으로 개념이 확장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디지털 문해력을 ▶소통(디지털기기 이용 메시지를 주고받는 능력) ▶정보(디지털기기 이용 정보 검색 능력) ▶미디어(디지털기기 이용 음악감상 및 영화 시청 능력) ▶전자금융(디지털기기 이용 은행 업무 및 물품 구입 능력)으로 나눠 분석했다.

전체 대상자의 평균 나이는 73세로 이 중 86%는 디지털 전자금융 활용 능력 부족, 70%는 디지털 소통 능력 부족, 63%는 디지털 정보 활용 능력 부족, 60%는 디지털 미디어 활용 능력 부족으로 각각 나타났다.

다중회귀분석 결과 나이, 성별, 교육, 결혼, 직업, 취미, 흡연, 만성질환의 수를 보정했을 때, 노인의 디지털 문해력이 높을수록 우울은 감소하고 인지기능은 높아지는 걸 확인했다.

더욱이 매개효과 분석 결과 ‘디지털 미디어 문해력’과 ‘디지털 전자금융 문해력’은 우울을 감소시키고, 이로 인해 인지기능이 향상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연구팀은 노인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 활성화 ▶디지털 문해력 교육 프로그램 제공 ▶친화적인 디지털 도구 개발 ▶인지기능 향상과 우울증 관리를 위한 플랫폼 제공의 방안을 제시했다.

노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스마트폰, 컴퓨터 들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을 어려워하고 멀리하지만, 이번 연구로 현대 사회의 다양한 디지털 기기 활용이 우울을 줄이고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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