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아동 인권을 유린한 온상인 안산 선감학원에서 피해 아동 유해로 보이는 치아와 유품 수백 점을 발굴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아동 인권을 유린한 온상인 안산 선감학원에서 피해 아동 유해로 보이는 치아와 유품 수백 점을 발굴했다.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아동 인권을 유린한 안산 선감학원에서 피해 아동 유해로 보이는 치아와 유품 수백여 점을 발견했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지난달 21일부터 안산시 단원구 선감도(선감동 산 37의1) 유해 매장 추정지에서 분묘 40여 기를 2차 시굴한 결과, 당시 원생으로 추정하는 치아 210개와 단추 들 유품 27개를 수습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곳 유해 매장 추정지에는 유해 150여 구를 묻었다고 본다.

분묘 13기에서 치아를, 8기에서 금속 고리 단추와 직물 끈 같은 유품을 수습했다. 6기에서는 치아와 유품이 함께 발굴했다.

진화위는 분묘 대다수 길이는 110∼150㎝, 깊이는 50㎝ 미만이어서 몸집이 작은 아동을 가매장했다고 추정한다. 가장 작은 분묘 길이는 85㎝에 불과했다.

유해 발굴(시굴)은 ‘선감학원 아동 인권 침해 사건’ 관련 사망자와 책임자, 그리고 암매장 조사를 위한 실지 조사 차원에서 이뤄졌다.

인류학 차원에서 감식을 담당한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현재까지 나온 치아 윗부분인 크라운 발달 정도와 마모 정도를 보면 나이는 12세에서 15세로 추정한다"며 "아동을 묻었다고 추정하는 작은 봉분과 맞아 떨어지는데, 2016년 발굴할 때에 견줘 지난해 발굴할 때는 치아 윗부분 부식 상태가 심했다. 몇 년 뒤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또 토양 산성도가 높고 습한 데다 희생 당한 아동을 가매장 형태로 묻어 부식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영배 선감학원 아동 피해대책협의회 회장은 "그나마 흔적을 알 만한 유해인 치아가 날이 갈수록 풍화하고 부식이 심해지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니 가슴이 미어진다"며 "이번 시굴을 계기로 국가와 지방정부가 하루빨리 나서 선감학원 일대 전 면적을 대상으로 유해 발굴에 나서 주길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진화위 지난해 9월 유해 매장지 1차 시굴에서 분묘 5기에서 치아 68개와 단추를 비롯한 유품 7개를 수습했다. 이날까지 45기 분묘에서 치아 278개와 유품 34개를 수습했다.

김민기 기자 mk1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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