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극단이 2023년 레퍼토리 시즌 마지막 작품인 연극 ‘맥베스’를 오는 11월 2일부터 12일까지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초연에 이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는 ‘맥베스’는 인간 욕망과 두려움의 본질을 담은 작품이다. 한태숙 연출은 인간 내면을 치밀하게 파고들며 강렬한 시각 이미지가 돋보이는 현대적인 연출로 새로운 맥베스를 창조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잔혹한 작품으로 꼽히는 ‘맥베스’는 악의 유혹에 빠진 맥베스라는 인물로 인간의 추악한 욕망 그리고 그와 대결하는 고귀한 양심 갈등을 집중해서 다룬다. 고귀한 존재의 파멸은 연민과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며, 인간 본성에 본질적 물음을 던진다.

한태숙 연출은 ‘맥베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동시대 관객들과 소통한다. 원작 중세 배경은 현대의 잔혹한 전쟁터로 옮겨 간다. 기관총과 폭탄이 등장하고 대량 살상 전투가 벌어진다. 군사들이 욕망으로 총을 들고, 힘과 권력이 곧 정의가 되는 디스토피아다. 시종일관 어둡고 연기가 자욱한 무대를 배경으로 하며, 그곳에선 산 자와 죽은 자, 환상 속 존재들이 뒤섞이며 현대사회 잔혹성과 부조리성이 드러난다.

이처럼 원작 틀을 유지하면서 배경, 극적 상황, 캐릭터, 작품 메시지를 수정해 동시대성을 보여 주는 맥베스로 재창조한다.

주인공 맥베스 역에는 호소력 있는 연기를 펼치는 경기도극단 수석단원 윤재웅이, 맥베스 부인 역은 초연과 동일하게 성여진이 맡아 작품을 이끈다.

이 밖에도 경기도극단 단원들을 비롯한 21명 배우들이 밀도 높은 호흡으로 열연하며 무대를 풍성하게 채운다. 관객들은 상징적이고 미니멀한 무대에서 배우들 에너지,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로 인간 욕망이 초래하는 파멸을 감각적으로 느끼며 새로운 맥베스를 경험한다.

11월 2∼12일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하며 13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이인영 기자 li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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