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부터 인천시 미추홀구 숭의동 한 자리에서 몸이 아픈 이웃을 위해 문을 활짝 연 약국이 있다. 바로 만화약국이다. 만화약국 박승면 약사는 이천시가 고향이지만 지인 소개로 연고가 없는 인천에 자리를 잡았다. 시작할 때는 아는 이 하나 없었지만 한자리에서 58년간 약국을 운영하다 보니 지금은 함께 나이 들어간 단골손님들이 많다. 힘이 다할 때까지 약국 문을 열어 아픈 이들에게 의지가 되고 싶다는 박승면 약사가 이번 나눔스토리의 주인공이다. 

만화약국은 대한적십자사 희망풍차 나눔사업장 제50호점이다. 만화약국을 방문하면 세월을 짐작게 하는 ‘희망풍차 나눔사업장’ 나무현판이 전면에서 반긴다. 적십자 희망풍차 나눔사업장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사업장에서 적십자를 통해 정기 후원금을 납부하는 프로그램이다. 만화약국은 2011년부터 후원금을 납부했다. 

박 약사에게 꾸준히 나눔을 실천한 배경을 묻자 "원래 주는 걸 좋아한다. 나눔 자체가 기분이 좋아지는 행위"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하는 성격이라는 그는 나눔도 생업도 현재까지 지속한다. 

만화약국은 의약분업 전에는 ‘잘 낫는 피부약’으로도 유명한 약국이었다. 숭의동에서 만화약국을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당시 그가 제조한 피부약은 성능도, 손님들 반응도 좋았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에도 얼굴만 봐도 증상을 알 법한 단골손님들이 불쑥불쑥 들어왔다. "한자리에서 오래 약국을 하다 보니 정들었던 손님들이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안 계시는 경우도 다반사다"라며 손님 한 명만 남더라도 힘이 닿는 한 약국을 지속하고 싶다는 게 박 약사의 소망이다. 

후원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남을 의식하지 말고 자기가 좋으면 하라"고 답했다. "우린 어차피 잡초 아닌가요. 잡초는 꽃을 피워도 자랑하지 않잖아요. 누가 봐 주길 바라는 나눔은 할 필요가 없어요." 그저 나누길 원하면 나누면 된다. 그저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박승면 약사가 있어 올 가을 그리고 겨울, 숭의동이 단 1℃라도 더 훈훈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적십자 사랑나눔 회비 모금캠페인 참여자 

청라바다약국 3만 원, 최동순베이커리 4만 원, 남원추어탕 5만 원, 참이맛감자탕 7만 원, 문학동 행정복지센터 19만 원, 학익1동 행정복지센터 38만 원, 봉사회 미추홀구지구협의회 100만 원, 청해김밥 23만 원, 흥륜사정토원 36만 원, 안종원 1만 원, 도영기업 10만 원, 최하섭 1만 원, 김성호 1만 원, 기덕상회(패류23호) 5만 원, 신근홍 1만 원, 허상구 2만 원, 장정택 1만 원, 김순길 1만 원, 정홍순 1만 원, 이종덕 1만 원, 박영석 1만 원, 박용주 1만 원, 박제숙 1만 원, 윤용한 1만 원, 정명철 16만 원, 최국진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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