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미국 사회초년생이 올린 짧은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외신을 탔다. 20대 미국인 여성 틱톡커 브리엘은 대학교를 갓 졸업한 뒤 처음 일자리를 갖게 됐다. 영상 속 브리엘은 출근을 하려고 오전 7시 30분 집을 나서고 퇴근하면 오후 6시 15분이 돼야 집에 도착하는데, 퇴근하면 힘들어 아무 일도 못한다는 하소연을 눈물 속에 담아 올린 내용이다.

놀랍게도 영상을 본 미국 젊은이들은 대체로 브리엘 고충에 크게 공감하면서 응원을 보냈다. 반면 이를 보도한 국내 기사에 달린 댓글은 ‘배부른 소리 한다’는 비난이 대부분이다.

업종과 규모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주 6일 근무에 토요일 오전 근무가 대부분이었던 30년 전에는 일요일 하루 휴무를 당연하게 여기다 보니 휴일 하루라도 감사하게 생각했다. 많은 한국 직장인들이 밥 먹듯 야근을 했고, 직장 상사의 면박과 지나친 성과주의에도 묵묵히 견뎌야 했다.

지난날 힘든 직장문화를 경험했던 중년들은 ‘저녁이 있는 삶’, ‘워라밸’을 추구하는 현재 직장문화가 자리잡기 전까지 그야말로 앞만 보며 살았다.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내성이 생긴 기성세대는 저녁이면 일찍 끝나는 직장문화가 감사하다.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모두가 고통을 겪었다.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은 주 70~80시간 일해 본 경험도, 주 6일 근무도 겪어 보지 못했기에 주 5일 근무에 오후 6시 칼퇴근도 버거워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민주주의에 기반한 대우를 받고 자랐기에 직장 상사의 일방 지시나 요구에 당황한다. 성장 과정에서 보호자들한테 어려운 일을 하기 전에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합당한 설명을 듣거나, 어려운 일들을 마주하지 않도록 보호를 받아 왔기에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직장 분위기라면 그 지시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젊은이들이 꽉 짜여진 조직에서 부속품처럼 끼여 사는 삶을 거부한다. 그래서 대다수 꿈이 유명한 유튜버·틱톡커·프리랜서라고 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시대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를 뿐이지만, 세대 간 환경과 상황으로 인해 형성한 문화 간극을 좁히는 소통과 타협은 필요해 보인다. 

시대가 변하고, 변화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 같은 과도기 상황은 앞으로도 이어지기에 이에 대비하려면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 현 시대 직장문화에 ‘다양성’과 ‘존중’이라는 가치를 핵심으로 두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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