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에서 수협의 운영 실태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 어민들의 질타를 면하기 어렵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국내 수산물 소비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어민들의 권익 보호와 소득 증대에 앞장서야 할 수협 임직원들이 연차도 내지 않고 평일에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다. 최근 3년간 총 561차례, 그 중 307차례는 평일에 골프장을 방문한 수협은행 임직원들은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마케팅, 고객 유치라는 명분 아래 한 차례의 연차 사용도 없이 절반 이상의 시간을 평일에 골프를 즐긴 셈이다.

더욱이 8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국내 수산물 소비 급감 우려로 어민들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임직원들은 골프장을 총 18차례나 방문했다고 한다. 게다가 5월에는 조합장과 은행장을 포함한 임원 15명이 임원체육대회라는 명분으로 일과시간에 인근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문제가 정점으로 치달으며 수산업계와 어업인들의 생사가 달린 엄중한 시기였다. 어업인을 위해 만들어진 수협중앙회, 수협은행 임원들의 이런 행동은 어민들을 무시한 처사로 봐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수협중앙회가 어업면세유 사후 관리를 위해 만든 어업면세유류관리위원회가 설치 이후 1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운영되지 않았다고 한다. 어업용 면세유류는 지속되는 고유가 국면에서 어가 경영난을 완화시켜 주는 필수 지원책으로 부정 유통과 부정 수급 같은 부작용의 더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됨에도 어업용 면세유를 불법 취득했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어민의 더 나은 조업환경을 위해 출범시킨 위원회에 대해 손놓고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는 행태는 어민 권익을 보장해야 하는 기관으로서 업무 태만이다

수협은 10만 어민을 대변하는 대표 기관이다. 자원 감소로 인한 어업생산량 감소, 연근해어업 100만t 붕괴, 어촌소멸 위기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까지 겹치며 우리 어민들과 수산업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는 만큼 관리·감독에 제 역할을 못한 임원들의 책임을 물어 이에 상응(相應)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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