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일반산업단지인 성남산단이 있는 성남시 중원구는 진보 텃밭이다. 그런데도 진보 정당이 난립할 경우 어부지리로 보수 정당 후보가 금배지를 달기도 했다.

야권에서 단일 후보를 낼 때를 빼면 번번이 진보 진영 표심이 갈리면서 국민의힘 신상진(현 성남시장) 후보가 4선 고지를 밟았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신상진(4만8천512표·51.97%)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배국환(4만3천386표·46.48%) 후보를 5천여 표차로 앞섰지만, 대선에선 민주당 이재명(8만857표·57.24%)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5만6천72표·39.69%) 후보를 17%p(2만5천여 표) 넘게 격차를 벌렸다.

앞선 21대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 윤영찬(6만5천947표 54.62%) 후보가 국힘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신상진(5만315표 41.67%) 후보를 13%p 차로 따돌리고 국회에 입성했다.

표심이 갈라지지만 않는다면 ‘진보 진영 공천=승리’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이 같은 분석 영향 때문인지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군은 성남지역에서 가장 많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불이 붙은 친명·비명 간 계파 갈등도 공천 경쟁에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친명계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윤영찬(59) 의원을 향한 비방과 비판이 격화하면서 분열을 촉진하는 양상이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소통수석을 지냈고, 이낙연 전 대표와 기자생활을 함께한 비명계 대표 인물이다.

이에 맞서 대표 친명계 인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 현근택(52) 변호사를 비롯해 조광주(63) 전 경기도의원, 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윤창근(62) 전 성남시의원, 이석주(47) 윤석열 퇴진 성남비상시국회의 공동집행위원장이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몇몇 출마 예정자들 사이에선 윤 의원을 배제하려는 연대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자칫 공천 이후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양 측 강성 지지층이 탈당을 불사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심규철(65) 전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재기를 노린다. 조용히 지역 곳곳을 누비면서 민심을 공략하는 물밑 행보를 계속하는데, 보수세를 결집하면서 입지를 공고히 다져 왔다는 평가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에 포진한 친이명박계라는 점도 강점으로 떠오른다.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데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어 공천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진보당에선 김현경(55) 중원구 공동지역위원장이 지난 19대 총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서 쟁취한 김미희 전 의원 승리를 재현한다는 각오로 표밭을 다진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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