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갑은 일찌감치 ‘스윙보터 지역구’로 분류해 여야 모두 민심 향배를 가늠하는 핵심 승부처로 여긴다.

부평구갑은 예전부터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였다. 총선뿐만 아니라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도 진보 진영에는 믿고 보는 표밭이었다. 지난 2004년 치른 제17대 총선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문병호 후보는 현역이던 당시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과 맞붙어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도 당시 정유섭 새누리당 후보와 격돌해 승리를 낚아챘다.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후보가 7만7천460표(56.6%)를 얻어 당시 미래통합당 정유섭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지난해 초 치른 대선에서도 부평구갑은 진보 진영이 우세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7만6천714표(50.5%)를 얻어 6만7천676표(44.5%)를 얻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앞질렀다.

하지만 보수 지지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6월 치른 제8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4만6천639표(49.53%)를 획득해 4만3천526표(46.23%)를 얻은 민주당 박남춘 후보를 따돌렸다. 시의원 선거에서도 부평구갑 지역인 부평구 제1·2·3선거구 중 2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내년 총선에서 부평구갑 지역 판세를 예측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성만(61) 의원 복당 여부가 열쇠다. 이 의원은 지난 2021년 4월 말 전당대회 과정에서 송영길 전 당대표가 현금 1천만 원을 당내 인사에게 제공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총선이 채 6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복당이 어려울 경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내년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이다.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소명했다. 검찰 쪽이 외려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열심히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진보 진영에서는 이 의원 말고도 더불어민주당 홍미영(68) 전 부평구청장과 신은호(69) 전 인천시의회 의장이 물망에 오른다. 홍 전 구청장은 부평지역에서 제17대 국회의원과 민선 5·6기 부평구청장을 역임했다. 신 전 의장 역시 부평구의원 3선과 시의원 재선으로 지역에서 잔뼈가 굵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제홍(51) 전 인천시의원과 조용균(63) 전 인천시 정무수석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 전 시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부평구청장 후보로 출마했으나 쓴잔을 마셨다. 이에 앞서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정유섭 전 의원과 경선을 치렀으나 1.2%p 차이로 석패했다. 정 전 의원이 지역구를 물려줄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알려진 조 전 수석은 이달 인천시에 사표를 냈고, 오는 17일 출판기념회를 준비하면서 발 빠르게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 전 시의원은 "11월 중순께 사무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핵심 조직을 추스르는 중이다. 각종 선거에 계속 출마하면서 공약을 발표했고 유권자들을 만났기 때문에 익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조 전 수석은 지난 30일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부평갑 지역은 도시 재생이 화두다. 인천 발전과 관련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선거에 임하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출마 예정자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으나, 해당 지역구에 걸맞은 인물을 찾는 중이라고 알려졌다.

우제성 기자 godo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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