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3년간 힘써 준비한 역량을 펼칠 기회지만 남들과 똑같이 준비해선 경쟁력이 떨어진다. 흔히 3월 모의고사는 수험생 사이에선 수능 성적 ‘지표’로 통한다. 하지만 남은 기간 마무리를 제대로 한다면 3월과는 다른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기호일보는 수능계 ‘미다스 손’이라고 하는 인천하늘고등학교 교사진에게 수능 공략법을 들어봤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 앞두고 인천시 남동구 신명여자고등학교에서 마무리 학습을 하는 3학년 수험생들.  <기호일보 DB>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 달 앞두고 인천시 남동구 신명여자고등학교에서 마무리 학습을 하는 3학년 수험생들. <기호일보 DB>

# 교과 특성에 맞게 마무리하라

이현영 3학년부장(수학 교사)은 교과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까지 수험생들은 수능의 ‘덫’이라고 하는 킬러문항으로 곤혹을 치렀다.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문제였고, 사교육 없이 교과서 위주로 수능을 준비한 학생들에게는 열패감을 안겼다.

하지만 2024학년도 수능부터 킬러문항을 배제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교과서 위주로 학습하면 충분하다. 남은 보름 동안 교과 특성에 맞게 공부하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한다면 노력에 대한 보상은 따라온다. 부디 수험생과 묵묵히 뒷바라지한 부모님, 선생님 모두가 웃는 11월 16일 오후 시간을 기대한다.

# 1교시 국어

이중언 국어 교사
이중언 국어 교사

이중언 국어 교사는 지문 이해와 판별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6월 모의고사 이후 킬러문항 논란으로 많은 변화가 생겼다. 더구나 문화 영역 난이도가 높아졌고, 독서 영역에서도 지문 길이가 길거나 내용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세밀하게 읽지 않으면 정답과 오답을 판별하기가 쉽지 않도록 출제한단다.

문학은 감상 난도가 높은 작품을 출제하다 보니 이전에 견줘 난이도가 올라갔다. 그러나 ‘보기’와 같은 외부 준거를 읽으면 해결 가능한 수준이다. 문학은 연계 체감도가 높은 영역이었고 독서 역시 연계 체감이 높아졌다.

이 시점에서는 우선 EBS 연계 교재에 실은 문학작품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지문이나 화제·중심 개념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정한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해 45문항으로 구성한 모의고사를 자신의 전략에 맞춰 푸는 연습을 하면서 대비해야 한다.

# 2교시 수학

이현영 수학 교사
이현영 수학 교사

"수학이지만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이현영 수학 교사는 수학은 용어 싸움이어서 남은 기간 오답 정리를 하면서 용어 정의와 성질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킬러문항을 없애고 변별력을 유지하는 방법은 용어를 엄밀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하면 충분하다.

수학은 다른 과목보다 훨씬 등급 편차가 심하다. 자신의 등급에 맞는 준비 방법으로 시험에 대비해야 한다. 1등급은 절대 실수하면 안 된다. 9월 모의고사 결과를 보면 1등급 컷에 견줘 만점자가 2천520명으로 엄청나게 많다. 실력이 탄탄한 최상위권을 뺀 1등급 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문제 순서와 구성으로 1등급 컷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경험했기에 수험생은 충분한 전력을 세웠을 테고, 9월 모의고사 문제 수준을 유지한다면 이번 수학은 ‘한 문제’가 1등급 컷이 될지도 모른다.

2등급은 킬러문항 배제로 어떻게 마무리하느냐에 따라 결과에 큰 차이가 나는 등급이다. 먼저 EBS 연계 교재와 평가원, 기출문제를 해설지 없이 완벽하게 풀어내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만 꼭 맞혀야 할 문제를 정확하고 빠르게 풀어 충분한 시간 확보가 가능하다. 모의고사 문제를 시간을 재서 풀고 오답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명심할 부분은 지나치다 싶게 난이도가 높은 문제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3등급 이하는 절대로 새로운 문제를 풀지 말았으면 한다. EBS 연계율 50%는 유지하되,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연계하는 50%는 1등급을 변별하는 문제가 아니므로 연계 교재를 반복해서 풀어 최대한 눈에 익숙하게 해 문제풀이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 그리고 오답 문제, 자주 틀리는 유형 문제를 중심으로 반복해야 한다.

이 시기에 시중에 나온 문제는 고난도 문제가 많아 안 풀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긍정 효과보다 불안감이 더 커질 도리밖에 없기 때문에 새로운 문제를 푸는 행위는 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 3교시 영어 

최정우 영어 교사
최정우 영어 교사

최정우 영어 교사는 디테일·감각·분석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1등급은 선택지 디테일이 중요하다. 2024학년도 9월 모의고사 채점 결과 1등급이 4.3%로 매우 어려운 시험이었다. 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5% 이내로 1등급 비율을 맞추려고 난이도를 조정할지 모른다. 영어에서도 킬러문항으로 제시한 문제를 분석하면 난해한 글이 많았다. 9월 모의수능에서는 글을 읽기는 편했지만 선택지가 헷갈리고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본문에서 언어 형식과 정답 단서를 찾아가면서 선택지를 꼼꼼히 읽어야 한다.

2등급은 남은 기간 실전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최근 5년 평가원 기출문제 정답 근거를 도출하는 형식과 논리를 파악하고, EBS연계 교재인 수능 특강, 독해 연습, 수능 완성, 전국연합평가와 같은 1세트 문항을 정한 시간 안에 풀어보는 연습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최근 1년 안에 평가원 기출에서 정답률이 낮은 문항을 분석해야 한다. 수능 영어 본문이 쉬워졌으므로 오히려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3등급 이하는 오직 평가원 기출 3년치를 문항별로 분석해야 한다. 수능 기출문제 듣기도 꼼꼼히 살펴보고, 듣기 쉬운 문항은 꼭 맞히도록 연습해야 한다. 9월 모의수능 이후 수능 영어 출제 경향은 조금 달라졌으므로 전체 영역에서 평가원 기출문제를 그냥 풀지 말고 정답 근거나 오답 이유를 분석해야 한다. 하나의 지문 속 대명사나 어휘 맥락까지 살펴야 한다.

# 4교시 과학탐구

김민경 과학 교사
김민경 과학 교사

김민경 과학 교사는 점수별로 준비 과정을 달리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는다고 분석한다. 30점 미만이라면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어야 한다. 지금까지 이해한 개념을 문제에 적용해  정답을 도출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더구나 그래프나 표로 된 자료를 올바르게 해석해 문제가 요구하는 정답을 빠르고 정확하게 구하도록 대체로 쉬운 난이도의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어야 한다. 기출문제를 거의 외우다시피 하라고도 했다. 수능은 문제은행식으로 출제하므로 기출문제 파악이 우선이다. 30점대 점수라면 시간과 싸움에서 이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과학탐구는 주어진 상황을 해석해 수식을 만들고 답을 도출하는 문제를 얼마나 많이 맞히느냐가 열쇠다. 5개년 기출문제, 수능 연계 교재 문제, 평가원 기출 변형 문제로 문제풀이 연습을 해 정답률을 높이고 시간을 줄이는 자신만의 접근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흔히 말하는 ‘양치기’가 제일 필요한 점수대다.

40대 점수대라면 실수를 줄이고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문제를 집중해서 공략해야 한다. 과학탐구에서 1·2등급대 학생들은 마지막 페이지에서 제시하는 고난도 문제를 거의 풀어서 맞히고, 오히려 1·2페이지에서 나오는 쉬운 문제를 실수하거나 특정 문제를 지나치게 오래 붙잡는 바람에 맞힐 만한 문제를 놓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문제에서 제시한 조건을 꼼꼼하게 숙지해 풀고, 자신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영역의 문제를 일부러 많이 푸는 연습을 남은 기간에 하면서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 4교시 사회탐구

김승호 사회탐구 교사
김승호 사회탐구 교사

35점 미만은 문제풀이보다는 개념이 우선이다. 김승호 사회탐구 교사는 개념과 실수를 분석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탐은 주요 개념을 중심으로 표현을 조금씩 변형해 출제한다. 그렇기에 내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출제자가 만들어 놓은 함정마다 모두 걸리게 된다. 개념을 확실히 숙지한 상태에서 하나하나 지문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35∼43점은 기출문제 분석이 필수다. 기본 개념은 알지만 문제를 많이 풀어보지 않았거나, 기출문제를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경우 보통 이 점수대가 나온다. 사탐은 기출문제에서 80% 이상 유사한 문제를 출제하니 기출문제 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를 다룰 때는 풀고 맞았는지 틀렸는지 확인하는 차원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헷갈리는 선지를 따로 적어 반복해서 본다면 더 빠르게 실력이 는다.

44∼50점은 실수를 잡아야 등급이 오른다. 사탐은 47∼50점이 1등급 컷이다. 물론 지난해 수능처럼 문제가 어렵게 나온다면 조금 내려가기도 하지만, 기본으로 사탐 컷은 다른 과목에 견줘 높다. 

물론 사탐에서도 어려운 문제는 출제한다. 사문과 지리에서는 표 분석이, 역사에서는 연표 문제가, 윤리에서는 학자들의 심화 지문이 등장한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건드리지 못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기에 얼마나 ‘실수’를 하지 않고 실력 발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