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기택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

전이성 뇌종양이란 뇌가 아닌 인체 특정 부위에 암이 발생하고, 혈관을 따라 암이 퍼져 2차적으로 뇌에 암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처음에 발생한 암을 원발암 또는 1차암이라 하고, 나중에 뇌에 발생한 경우를 뇌전이암 또는 2차암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폐암이 먼저 발생하고 폐암이 퍼져 뇌에 발생한 경우를 폐암의 뇌전이암이라고 한다.

뇌종양은 일반적으로 악성 뇌종양과 양성 뇌종양으로 구분하며, 일차적으로 뇌에 발생하는 종양을 총칭해 이르는 말이다. 전이성 뇌종양 또는 뇌 전이암은 1차 뇌종양에는 속하지 않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악성 뇌종양이다.

뇌에 1차적으로 발생한 악성종양, 즉 뇌에 생긴 원발암이 뇌 밖으로 전이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교모세포종이나 악성 수막종 같은 일부 악성 뇌종양이 폐나 간과 같이 뇌 밖으로 전이된 보고는 있다.

사람 뇌 안에는 뇌척수액이라는 액체가 있는데, 하루에 약 500㏄ 정도 뇌에서 만들어져 뇌와 척추를 따라 흘러다니고, 만들어진 만큼 흡수된다. 만약 이 뇌척수액이 다니는 물길에 종양세포가 들어가면 뇌척수액 흐름을 따라 종양세포가 퍼진다. 이를 연수막전이라고 한다.

전이성 뇌종양뿐만 아니라 모든 뇌종양은 종양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국소 신경학적 증상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뇌 운동영역에 발생하면 반대측 팔다리 운동기능이 떨어지고, 언어영역에 생기게 되면 말을 잘 못하게 된다. 기억력과 관련된 부위에 발생하면 기억력 감소와 같은 증상이 생긴다.

하지만 뇌에서 말을 하거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운동 기능이 아닌 계산을 하거나 성격, 인지력과 관련된 부위에 발생하면 주위 사람이 볼 때 예전과 달리 이상해졌다고 느끼게 된다.

만약 종양 크기가 크면 두통과 같은 뇌압항진에 의한 증상이 발생하고, 그 밖에 예전에는 간질 또는 발작으로 불렸던 뇌전증과 같은 증상도 발생할지 모른다.

전이성 뇌종양 치료 방법에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

두개골을 열고 직접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과 방사선을 이용한 방사선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 그리고 약물치료 중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 치료하게 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만 하는 경우도 있고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할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을 하지 않고 방사선치료나 항암약물치료를 하기도 한다.

치료를 결정하려면 환자 원발암 상태, 예를 들어 폐암이 원발암이라고 하면 폐암이 수술로 제거된 상태인지, 폐암은 제거하지 못하고 남은 상태인지도 중요하다.

전이암 상태, 즉 전이암이 뇌에만 있는지, 간이나 다른 부위에도 전이된 상태인지 그리고 뇌에 전이된 종양 개수가 1개인지 여러 개인지, 뇌에 발생한 종양 위치가 수술이 가능한 곳인지 아닌지를 비롯해 환자 나이나 임상 상태도 매우 중요하다.

환자가 타인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상태인지 아니면 타인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상태인지 등 많은 요소들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방사선을 사용해 치료하는 방법 중 감마나이프로 잘 알려진 방사선 수술이라는 치료 방법이 있는데, 가천대 길병원은 노발리스라는 방사선 수술 장비를 갖췄다. 전이성 뇌종양에서 종양 크기가 3㎝ 이하인 경우 이런 방사선 수술 장비를 사용해 치료하면 매우 좋은 결과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전이성 뇌암은 약물치료 효과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폐암은 일부 특정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표적약물치료에 잘 듣는다고 알려져 환자 개개인 암 특성에 따른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이기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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