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시 동구 화평동 냉면거리 앞 주차장 안내소가 관리 주체가 없어 텅 비었다.
6일 인천시 동구 화평동 냉면거리 앞 주차장 안내소가 관리 주체가 없어 텅 비었다.

인천시 동구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거리가 주차장 운영 주체를 둘러싼 다툼으로 시끄럽다.

6일 오전 10시께 세숫대야 냉면거리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으로는 냉면가게 5곳이 늘어섰고, 왼쪽으로는 흰 선으로 그린 주차 칸이 기찻길 담벼락을 따라 일렬로 이어졌다.

주차장 한가운데 안내소 창을 들여다보니 안에 사람은 없다. 안내문에 있는 번호로 전화하니 담당자는 "재계약이 불발해 이제 관리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냉면집 관계자는 "지금까지 주차장을 관리하던 업자가 사라졌다"며 "주차 부지에 차 진입 금지봉을 박아 아예 주차를 막겠다는 얘기가 돈다"고 전했다. 이어 "차 세울 곳이 없으면 여름 성수기 장사에 타격이 클 텐데 주차장이 정말 없어지는지 혼란스럽다"고 당혹감을 표출했다.

잡음은 국가철도공단이 동구에 보낸 공문에서 시작했다. 무단 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냉면거리 앞 경인전철 묵히는 땅을 관리하려고 2018년 공개 경쟁 입찰로 민간 업체를 선정했으나, 10월이면 5년 대부계약이 끝나니 지자체에서 임대해 공영주차장으로 활용하라는 제안이다.

민간업체 측에선 재계약을 원했지만 그간 민간 주차장 운영 과정에서 높은 주차요금과 관리 부재로 민원이 다수 발생해 민간을 상대로는 더 이상 입찰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동구는 제안을 거절했다. 공단 소유 부지기에 공단에 대부료를 내고 임대해야 하는데, 민간업체에 운영을 위탁하려고 공시지가에 따라 입찰공고를 냈다간 비싸게 전대하는 셈인 데다, 구에서 인력을 충원해 직접 무상 주차장으로 운영하기엔 대부료에 더해 인건비까지 예산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까닭에서다.

두 기관 사이 몇 차례 공문이 오간 뒤 끝내 동구가 임대 제의를 고사하자 공단 측은 차 진입 금지봉을 박아 주차장을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당초 업체가 물러난 지 어느덧 한 달째, 해당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래 싸움에 방문객을 비롯한 주민들 등만 터진다.

냉면거리에서 약 80m 떨어진 곳에 공영주차장을 운영 중이지만 주차면수가 23면에 불과한 데다, 해당 공영주차장은 방문객이 아닌 주민들이 주로 사용해 성수기 방문객을 감당하기 버겁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공단이 5년간 민간에 부지 관리를 맡겨 민원을 키워 놓고는 무작정 지자체에 떠넘기니 난감하다"며 "구가 감당하기 어려운 해결책을 제시해 거절했다"고 했다. 이어 "해당 주차장을 폐쇄하면 주택가에 불법 주차가 늘거나 주차난으로 또 다른 민원이 생긴다고 본다"며 "이행 가능한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 관계자는 "무상 주차장을 운영할 때 사용요율을 5%에서 1%로 낮추는 안까지 제안했으나 해당 지자체가 거절했다"며 "주차장 폐쇄를 유력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윤소예 기자 yoo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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