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지난 10월 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수도권 교통대책 간담회에서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이야기를 하며 서울과 경계하는 주변 도시 중 출퇴근과 통학을 공유하는 곳 모두를 서울시로 편입하는 메가시티 서울 계획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를 당론으로 하고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행정구역 개편은 신중한 문제라며 반대 의사를 보였다. 어떠한 추진이나 언급조차 없다가 갑자기 김포시를 서울시로 편입하겠다는 의도가 궁금해진다.

국민의힘은 어떠한 근거가 바탕이 돼 이러한 결론에 이르렀을까. 김포는 물론 서울 인접 지역의 서울 편입까지 언급하는 메가시티 서울에 대한 계획은 무엇인지 구체적 설명이 필요하다.

지역적으로 서울에 인접하다고 서울로 편입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위치적 요소 변화는 기대할 수 없고, 서울시가 갖는 어떠한 특혜를 기대하는 것인가. 김포시가 서울시 김포구로 변한다고 출퇴근 거리가 바뀌는 것도 아니다.

가뜩이나 전국 인구가 서울로 밀집해 도시문제가 심각해지는데, 이를 확대 가속시키게 될 것이다. 또한 인구가 서울로 몰려 소멸지역 확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구 감소로 지방소멸은 물론 국가소멸까지 언급된 마당에 문제 해결이 아닌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정부는 1963년 이후 인구 분산 의지로 서울 확장을 제한했다. 때문에 서울 인근 지역 수도권으로 인구가 분산됐고 지역 발전을 확대했다. 그런데 작금의 발상은 이와 반대로 가겠다는 것이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편중되는 인구와 자원 문제로 많은 지역에서 소멸을 우려한다. 일부 지자체는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에게 정착금이나 주택 따위 특혜를 주는 지원까지 하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근원적 문제를 해소하는 계획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구체적 계획을 들어보지 못했으나 서울 인접 지자체 편입까지 거론하며 메가시티 서울을 말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이나 정당에 집중시킬 이슈가 없으니 지역에 집중시키려는 의도가 보인다.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국민들의 시선을 이끌어 낼 이슈를 만드는 작업인 셈이다.  

서울은 물론 경기지역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광역시 인근 지역 사람들의 이목도 집중시킬 것이다. 현재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을 원하는 지역민들의 간절함이 있기 때문이다. 지역 접근도가 나아지고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면 지역에 활기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현실적 문제의 해결책 없이 한 표를 위한 선동이 된다면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서울 인근 지역의 서울 편입이 허용되면 서울은 더 복잡한 문제를 갖게 되고 정책적으로 제한된 많은 규정들을 재정립해야 한다. 그리고 확대된 서울지역에도 제한과 규제가 세워지게 될 테다. 비수도권 지역의 인구 감소는 더 심각해지고 서울 인구 집중은 더 강화될 수 있다. 메가시티 서울은 서울과 지방 차이를 분명히 해 양극화의 극단을 만들어 내고, 지방소멸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한정된 인구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 해당 인구들이 빠져나간 지역 공동화를 피할 수 없다.

지방소멸의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이 살아가기 편한 환경, 먹고살기 쉬운 환경이 되지 못하면 사람들이 떠나간다. 일자리를 얻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이동이다. 젊은 인구들이 자신의 지역에서 직업을 구하고 생활하는 환경이 편리해야 지역을 떠나지 않는다.

올해 3월 말 지역고용보고서 통계를 보면 소멸위험지역은 제조업이 쇠퇴하는 도시나 청년 고용률이 낮은 일자리 기회가 적은 곳이었다.

김포의 서울 편입 이야기 시작도 서울과 경계하는 주변 도시 중 출퇴근과 통학을 공유하는 지역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알 법하다. 출퇴근과 통학, 즉 일자리와 교육에 접근이 용이한 생활 인프라가 편리한 지역 모습을 확보하게 되면 사람들의 정착과 지역 토착화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초대형 도시를 지칭하는 메가시티 위상과 파워가 지닌 영향력은 매력적이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하다. 국가 성장을 위해서는 하나의 메가시티가 아닌 복수의 메가시티, 전 국토의 고른 발전을 도모하는 계획을 발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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