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사라지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인천 포구를 기억하는 전시회가 최근 막을 올렸다. ‘제7회 인천원로작가전-되돌아본 인천포구들’이다.
 

오는 12일까지 중구 한중문화관 고유섭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를 위해 인천 원로 미술 작가 22명이 작품 50여 점을 출품했다.

개막일인 7일 찾은 전시실에는 인천을 대표하는 섬과 뱃길, 이제는 기억 속으로 사라진 만석동 갯골마을 들 인천 포구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보는 그림들이 관람객을 맞았다.

윤석(79·사진)인천시원로작가회장은 "인천은 사람들이 바다를 터전으로 살며 섬에서 육지로, 육지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뱃길로 수많은 애환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도시"라며 "이제는 사라진 풍경을 담은 그림을 많은 인천시민분들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인천은 168개 섬을 품은 도시로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터전으로 살았지만 지금은 대다수 포구들이 사라지고, 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현재 연안부두와 소래포구가 남았지만 20~30년 전 서민들 애환이 서린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원로 작가들 작품은 오래전 포구 주변 모습과 역사 속으로 사라진 마을 같은 인천 역사 흐름을 한눈에 조명한다.

윤 회장은 "원로 작가들은 30년 전 인천 모습을 기억하고 화폭에 담아내는 유일한 예술가들"이라며 "향토미술 발전을 목적으로 원로 작가들 작품과 자료를 수집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원로작가회는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이듬해인 1946년부터 원로 미술인들이 모여 단체를 조직했다. 지금 인천 미술계 뿌리가 되는 조직으로, 인천에서 30년 이상 거주하며 활동한 70세 이상 우수한 작품활동을 펼치는 작가들로 구성했다.

인천시원로작가회는 매년 인천 역사를 기억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활동한다. 올해 전시 참여 작가는 한국화 부문 이삼영·김정희·임석근·이환범·유광상, 서양화 부문 이철명·노희정·박영동·박송우·윤의웅·박희자·최수동·고윤·윤석·김응조·김재열·이순자수산나·권경애·고(故) 유재민이다. 문인화 부문에선 이준구, 서예 부문은 강난주·최원복이 참여했다.

윤 회장은 "원로 작가들은 인천 미술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인천 역사를 조명하는 작품들을 보존하고자 노력한다"며 "인천시도 이 같은 노력에 따라 시립미술관 건립과 원로 작가들 활동 지원을 통해 향토미술 발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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