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을은 갑·병·정에 견줘 그나마 보수 지지층이 두터운 편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도가 국민의힘을 두 배 이상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아직 예단하긴 이르지만 ‘더불어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이번에도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여론조사기관인 여론조사꽃이 지난달 25∼26일 부천시을 선거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51.3%, 국민의힘 25.5%, 정의당 2.3%, 지지 정당 없음 18.8%로 나타났다.

다만 6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 신뢰 수준은 96%, 표본 오차는 ±4.3%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 평가에 대해서는 잘한다는 응답이 26.1%, 잘못한다가 71.4%, 무응답 2.4%로 나타났다.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가 당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더불어민주당 46.8%, 국민의힘 20.9%, 정의당 1.5%, 무소속 1.2%, 진보당 0.8% 순이었다. 없다는 응답은 22.8%였다.

부천시을 선거구 현역 의원은 5선인 더불어민주당 설훈(70) 의원이다. 그는 동교동계 정치인 중 한 명으로,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평화민주당 후보로 서울 성북구갑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친야 무소속 이철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서울 도봉구을 선거구에 출마해 통합민주당 유인태 후보를 꺾고 당선한 뒤 제16대 총선에서도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재선 고지를 밟았다.

이후 부침을 겪다가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부천시 원미구을 선거구에 출마해 새누리당 손숙미 후보를 꺾고 당선하면서 재기에 성공한 뒤 같은 선거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21대 총선에서는 득표율 54.90%(8만889표)를 기록해 39.60%(5만8천341)를 획득한 미래통합당 서영석 후보를 눌렀다.

최근에는 이재명 당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설 의원을 대표 친낙계(친 이낙연계) 의원으로 분류하면서 사퇴 압박을 강하게 하는 가운데 틈새를 노리는 예비후보군들이 속속 등장한다.

우선 서진웅(58) 전 국무총리 정무비서관이 틈새를 노린다.

서 전 정무비서관은 경기도의원 출신으로, 제20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은 친명계 인사다.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이재명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본부 국민참여플랫폼 부본부장을 역임했던 한병환(58) 전 시의원이 도전장을 내밀고 활동 중이다.

한 전 선임행정관은 지난 3일 부천뉴코아소극장에서 ‘지역화폐와 기본사회’를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여는가 하면 보폭을 넓히는 중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지낸 김기표(51) 변호사도 「그 여름의 결실」이라는 제목의 책을 내고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는 24일 오후 한국만화박물관 1층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 세몰이를 한다.

박정산(60) 전 시의원도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하는가 하면 각종 행사를 누비며 얼굴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는 "늙어가는 도시 부천에 혁신과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다음 세대를 위한 정치를 하는, 미래를 선도할 일꾼이 필요할 때"라며 표밭을 일구느라 여념이 없다.

국민의힘에서는 21대 총선에서 설 의원에게 패배한 서영석(65) 당협위원장이 호시탐탐 설욕할 기회를 노린다.

서 위원장은 최근 ‘부천시민을, 서울특별시민으로!’라는 글귀를 새긴 펼침막을 내걸고 ‘부천 서울 편입론’에 불을 지피는가 하면, 지하철역 입구에서 여론전을 펼친다. 서 위원장은 "무척이나 뜨겁고 긍정의 관심에 시민들의 뜻을 모아 서울시로 편입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소정임(53) 변호사도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앙당 후원회 부회장, 중앙위 공익법무분과 부위원장, 민주평통 상임위원, 민주평통 사무처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인 소 변호사는 법무부 청소년 범죄 예방 부천지역협의회에서 여성분과위원장을 맡으면서 지역 이혼 가정 여성 청소년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알려졌다.

진보당에서는 백현종(51) 부천시위원회 공동지역위원장이 선수로 나설 전망이다. 백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군불을 지핀 ‘부천 서울 편입론’을 ‘총선용 선동질’로 규정하고 "총선에 눈이 멀어 시민을 속이는 자들은 정치할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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