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환영 현대유비스병원 신경외과  과장
최환영 현대유비스병원 신경외과 과장

쪼그려 앉아서 각종 김장 재료를 손질하고 준비하다 보면 구부정한 자세로 허리 통증이 생긴다. 선 상태가 허리에 주는 압력을 100이라고 하면 구부정하게 선 상태는 150, 바르게 앉은 자세는 200, 구부정하게 앉은 자세를 250이라고 한다. 따라서 김장을 준비하며 구부정하게 앉는 상태는 허리에 큰 부담이 된다.

하루 종일 쪼그린 자세로 배추와 무를 씻고 버무리는 과정을 하다 보면 허리 한번 쭉 펴기가 힘들다. 오래 앉는 동안 허리는 설 때보다 몸무게의 2~3배에 달하는 하중을 받아 통증은 반드시 나타나게 마련이다.

잠깐씩이라도 허리를 펴고 스트레칭을 하며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무거운 절임배추, 김치통 옮길 땐 허리 조심해야

평소에도 허리가 불편하던 주부에게 김장은 허리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다. 굳어진 허리로 무거운 배추, 김치통을 무리해서 들다 허리를 다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주변에서 본다.

더욱이 중장년층은 허리 지방층이 두꺼워지고 근육, 인대가 약해진 경우가 많아 허리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허리에 무리가 생겨 온몸이 뻐근하고 통증이 심하다면 일단 며칠 동안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이때 가정에서 20~30분 정도 찜질을 하면 통증을 좀 더 빨리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증 부위가 붓고 열이 날 때는 냉찜질이 효과적이고, 허리가 뻐근하고 묵직하다면 온찜질이 좋다. 온찜질은 최대 50℃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냉찜질은 6~7℃가 적당하다.

김장 후 통증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평소 앓던 요통이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편이 좋다. 김장으로 무리한 경우 인대가 늘어나거나 디스크를 둘러싼 섬유테가 찢어지면서 허리디스크로 이어질지 모르고,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는 척추골절이 발생하기도 해서다.

# 허리병, 증상은 비슷해도 원인이 다른 경우 많아

허리병에는 추간판이라 부르는 디스크가 손상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흔히 디스크병이라 부르는 추간판탈출증이 있다. 다리나 엉치가 터질 듯 아프지만 알고 보면 허리에 생긴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하는 질환도 그 중 하나다.

허리에 생기는 질환은 대체로 퇴행성질환이지만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충격에 의한 경우도 많다. 

약물과 물리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는 상태가 대부분이지만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지 모른다. 이때 전문의는 여러 가지 수술법을 고려한다.

최근 기술 발달로 양방향 척추내시경수술이 수술적 치료법으로 인기가 많다.

양방향 척추내시경수술은 4㎜ 정도 미세한 절개 두 개를 통해 각각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삽입한 후 척추질환의 원인인 비후된 인대나 뼈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작게 절개한 후 수술하기 때문에 수혈과 전신마취가 필요없고, 회복도 빨라 짧은 입원 기간만으로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척추수술 적용 범위도 대부분 척추질환에 가능하며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은 빠른 회복이 필요한 환자나 고령자, 만성질환으로 수술이 힘든 환자들에게 더욱 좋은 선택이 된다. 국소마취만으로 진행되기에 수술이 두려운 환자도 어렵지 않게 받는다.

척추질환은 평소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으로 척추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며, 김장과 같은 허리를 반복적으로 무리해서 쓰는 동작을 할 때에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휴식을 충분히 취해야 좋다.

허리에 통증이나 저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는 척추전문의를 찾아 상담과 진단을 받아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현대유비스병원 신경외과 최환영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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