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주변에서는 KT가 우승할 만한 멤버라고 하는데 왜 못하냐고 했죠. 저도 참 아쉽고 아이러니한 부분이라 생각해요."

돌아온 프로농구 수원 KT의 스타 가드 허훈은 첫 번째 목표로 ‘우승’을 정조준했다.

허훈은 15일 오후 수원 KT 빅토리움에서 취재진과 만나 "당연히 시즌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 어느 선수가 우승을 마다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은 (구단)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팀 분위기도 정말 좋다"며 "‘우승 적기’라고 단언하진 못하지만 이전 시즌보다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웃었다.

지난해 5월 입대해 국군체육부대에서 복무한 허훈은 15일 전역했다.

허훈을 오매불망 기다린 KT는 시즌 초반 6승3패로 선전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됐다.

리그 최고 빅맨으로 성장한 하윤기, 패리스 배스, 이두원, 한희원 들 포워드진이 풍부한 KT로서는 화룡점정이 될 허훈의 복귀가 반갑다.

4시즌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따낸 자타공인 프로농구 최고 수비수 문성곤도 부상 복귀를 준비해 선수단 안팎에서 기대감이 감돈다.

배스는 지난 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홈경기 후 "허훈, 문성곤이 돌아와 손발을 맞추면 우리를 막을 팀이 있을까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허훈은 "내가 옆에서 (팀을) 봤을 때도 너무 좋다. 물론 나와 성곤이 형이 들어간 팀을 누가 막겠느냐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팀에 더 보탬이 된다"며 "이전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음을 배스가 기분 좋게 말해 준 듯싶다"고 웃었다.

허훈은 마지막 휴가를 따로 즐기지 않고 바로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을 함께 소화했다.

"민간인이 돼 행복하다"며 너스레를 떨던 허훈은 "군생활 마지막에는 공허했고 지루했다. 빨리 제대해서 경기에 뛰고 싶었다"며 "이전처럼 전역 후에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픈 욕심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훈을 추동하는 감정은 승리욕이다.

허훈이 프로농구에서 사라진 사이 최고 가드 자리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김선형(SK)에게 돌아갔다. 올 시즌에는 고양 소노의 이정현이 국내 선수 득점 1위(20.9점), 어시스트 1위(7.2개)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다.

허훈은 이정현을 언급하며 "정현이가 정말 좋아졌다. 놀라울 정도"라며 "경기에서 맞붙으면 재미있을 듯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대표팀에서도 함께 뛰었는데 힘도, 피지컬도 좋았던 기억이 난다. 붙어 보면 재밌겠다"고 거듭 말했다.

가장 견제되는 팀으로는 부산 KCC를 꼽았다. KCC는 허훈과 가장 친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팀이기도 하다. 우선 친형 허웅이 간판이고, 연세대 시절부터 절친했던 스타 포워드 최준용이 최근 팀 중심으로 올라섰다.

게다가 국군체육부대에서 같은 방을 썼다는 국가대표 포워드 송교창도 KCC에서 프로농구 복귀를 준비한다.

"그 팀엔 견제할 선수가 너무 많다"고 웃은 허훈은 "어차피 KCC는 지금이 중요한 게 아니다. 4·5라운드가 중요한 팀이라 조직력이 정비된다면 정말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더불어 허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겪은 아쉬움과 아픔을 아직도 털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를 돌아본 허훈은 "후회는 없다. 다시 인터뷰한다고 해도 더 세게 말하면 말했지, 그보다 수위를 약하게 말하진 않았을 듯싶다"고 했다.

허훈은 "결과가 처참했고 경기력도 아쉬웠다. 내 농구 인생 중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라며 "생각하면 자꾸 화가 나고 기분이 안 좋아지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돌아보면 배운 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 바뀌지는 않겠지만 한국 농구에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변화를 생각하도록 교훈을 줬을 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물론 그런 부분이 내가 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점차 (한국 농구가)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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