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대 외래교수 김영림

 
기원전 5세기의 히포크라테스는 “우리의 쾌략과 기쁨, 웃음과 익살은 물론 슬픔과 통증, 고뇌와 두려움이 두뇌에서만 솟아난다”고 함으로써 뇌는 인간의 희로애락은 물론 생명과 건강, 질병과 죽음까지도 좌우하는 기능으로 보았다. 두뇌(머리)는 대뇌와 소뇌, 척수로 나눌 수 있으나 통상적으로 대뇌라고 부른다. 대뇌는 셀 수 없는 수백억 개의 신경세포 망으로 연결돼 있어 대뇌피질에는 정신기능과 판단기능, 사색기능과 창조기능, 고도의 정서적 감정과 함께 운동감각을 관장한다.
 
그 결과 지능이 다소 떨어진 사람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복잡하게 생각하고 시간도 많이 지체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것은 많은 에너지가 소모될 뿐만 아니라 개고픔에 있어서도 지능이 높은 사람보다 빨리 느낀다고 한다. 또한 능률성과 창의성에 있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하는 사람은 마지못해서 일을 하는 사람보다 매우 높다.
 
병원에서 임상적으로 진단이 불확실한 질환은 대부분 신경성 증상으로 보고, 주 요인을 스트레스(Stress)로 돌리는 경우가 왕왕 있다. 1950년경에 처음으로 `한스 셀리에'의사가 스트레스의 이론을 내 놓았는데 대개 사람은 어떤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되면 `아드레날린(Adrenalin)'호르몬이 분비돼 심장을 자극하고 혈액순환의 리듬을 깨뜨려 버릴 뿐만 아니라, 소화기관을 비롯하여 모든 기능과 피부에 이르기까지 자극을 받게 된다. 문제는 사람의 개인차에 따라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 형태에 의하여 정신기제로 변형되기도 하지만 성격이나 체질은 어떤 사람에게는 급·만성 질환은 물론 쇼크사에 의해 생명을 잃게도 한다.
 
성격이란 그리스 의사인 갈레노스(Galenos)는 네 가지 체액에 따라 성격특징이 결정된다고 보았다. 담즙질 체액은 급하고 독재적인 성격이며, 점액질 체액은 부정적이며 욕심이 과도한 성격이며, 다혈질 체액은 거짓말을 잘하고 낙천적인 백일몽의 성격이며, 우울질 체액은 우울하고 이기적인 성격으로 구분한다. 나아가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드(Freud)는 성격은 개인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으로서 보고, 대부분 사람의 행동 표현양식은 무의식적인 동기의 표출에 의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와 같이 성격은 현대정신의학에서의 질병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잘못된 행동양식과 생활습관에 비롯됨을 입증하는 연구가 많다. 시대에 따라 질병의 추세와 개념도 크게 달라졌으나 대부분의 질병은 의학적인 요인보다, 사실은 심리적인 요인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현대인의 질병은 세균감염에 의한 질환이나 유전적인 요인보다 개인의 환경과 정서적인 장애에 의하여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 암과 심장병, 쇼크사, 천식과 두통, 당뇨병, 궤양, 관절염 등은 면역체계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았으나 오늘날은 개인의 행동약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암 환자는 과거에 심리적으로 억압을 당했던 경험이 많고, 심장발작을 자주 일으키는 사람은 자나 치게 일에 열중했거나, 두통환자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며 궤양환자는 항상 걱정근심이 깊은 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심장병은 매우 마음이 조급하고 정서적인 표현이 자유로운 사람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와 같은 질환은 모두 성격이론과 일치된다고 볼 수 없지만, 심신 양면이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이 보다 건강은 물론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고 감정표현도 자제하는 경향이 있다. 매사에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을 비교할 때 개인차에 따라 일치할 수 없으나 보다 성격이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람이 훨씬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으며 질병 그 자체에서 오는 위기를 잘 극복하게 된다.
 
몇 가지 성격과 관련된 사례를 보면 공격적이고 쫓기는 사람들 가운데 혈액형이 A형의 사람은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반면에 비공격적이고 조용한 생활을 하는 B형인 사람은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 그리고 성실하고 도전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비교적 건강하며, 정력적이며 자기 통제력이 강한 사람은 건강상태가 좋으며, 질병에 대한 유발요인은 중상층의 사람보다 서민층 혹은 빈민층에 속한 사람이 더 많다.
 
결론적으로 성격과 건강과의 변이를 분명하게 밝힐 수 없으나 정서적, 성격특징 혹은 행동양식에 따라 신체적인 질병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음은 운동과 건강, formkim@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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