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승용차, 명품 가방.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가난해 보이면 ‘약자’, 비싼 물건들로 치장하면 ‘성공한 인생’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소득수준은 경제 발전과 더불어 크게 올랐다. 하지만 ‘마음의 곳간’은 어째서 메마른 걸까.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수천·수억 원에 달하는 자동차들을 흔히 본다. 하지만 이 중 자신과 맞는 ‘옷’을 입은 사람은 몇이나 될까.

원룸촌 수입차, 지하철 명품 가방들이 우스갯소리로 들리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다. 

"나는 다른 사람 신경 안 써"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행위는 결국 인간의 본능이다.

‘이미테이션’, 소위 말하는 짝퉁 구매와 생산·유통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도 웃어 넘기지 못하는 이야기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다 못해 결국 자신을 속이는 지경까지 이른 셈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해도 경차 점유율이 40%나 된다. ‘경차의 나라’로 불릴 만큼 일본에서는 경차가 흔하다. 타인의 시선보단 실용성을 우선시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경차 운전자를 무시하는가 하면 도로에서 마주치면 양보는 뒷전이고 보복의 대상이 된다.

대한민국과 GDP가 25배 차이 나는 미국과 고급 승용차 제조사가 위치한 독일은 대기업 간부급 소득과 사회적 위치인 사람들이 고급 승용차를 몬다. 반면 대한민국은 고급 승용차를 그저 ‘성공 지표’로 여기며 주머니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구매하기에 이른다. 그랜저를 몰아야 성공했다는 과거 인식이 현재까지도 ‘족보’처럼 내려온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소비로 이어지는 현상은 OECD 가입국 중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우리는 선진국가라 불려도 될까.

한강의 기적, 50년 전까지만 해도 황무지와 다를 바 없던 국가가 GDP 10위권에 진입했지만 여전히 마음의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돌아보면 당신도 무의식적으로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그대들은 얼마나 의식하며 살아가는가.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