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 일부 크고 작은 기업들이 인도를 흡연장으로 쓰는 탓에 관할 보건소와 갈등을 빚는다.

지난 24일 오전 8시께 방문한 남동구 구월동 인주대로 591. 사무실과 병원, 오피스텔, 상가가 밀집한 이곳은 인도임에도 불구하고 자욱한 연기로 흡연장을 방불케 했다.

휴식을 목적으로 설치한 벤치 위에는 재떨이를 놓아 흡연 분위기를 조장했고, 출근시간에 접어들자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둘씩 모여 담배를 꺼냈다.

이들은 재떨이 주변 바닥에 침을 뱉으며 연신 담뱃재를 털어대 벤치는 침과 담뱃재로 얼룩져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다.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목격한 흡연자는 60여 명에 달한 데다가, 이들이 뿜어대는 담배 연기로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최모(23)씨는 "아침 출근길부터 담배 연기를 맡으니 기분이 좋지 않다. 왜 인도를 흡연장으로 이용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다.

주변에서 민원이 빗발치자 남동구보건소는 계도와 함께 펼침막까지 내걸었지만, 인도는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지 못해 과태료 부과가 힘들어 어려움을 겪는 처지다.

사정이 이런데도 각 사업체들은 흡연부스를 설치하면 건물 화재 발생이 우려된다며 적극 해결 방안에 인색한 태도를 보인다.

더구나 흡연자 일부는 공공장소인 인도를 흡연장으로 쓰는 행태로도 모자라 청소까지 떠넘기지만 각 기업체들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남동구보건소 관계자는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아 흡연부스 설치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사업체들이 어렵다며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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