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아트센터 박남희 관장이 ‘예술&기술, 유산 공동체, 다성성(多聲性)’을 핵심 가치로 하는 ‘21세기 유산 공동체 시대, 초연결 공유 플랫폼’을 새로운 백남준아트센터 비전으로 설정했다.

박남희 관장은 홍익대학교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예술학 석사, 미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감독,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본부장, 제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역임했고 최근까지 제주문화예술재단 가파도에어 총감독, 홍익대학교 영상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로 활동하며 오랜 기간 다방면 미술 현장에서 활약했다.

개방형 직위 공모로 선임돼 올해 9월 26일자로 임용됐으며, 임기는 2년이다.

박남희 관장은 "아트센터는 백남준을 연구하는 유일한 기관으로, 현재 뉴미디어가 발달하는 상황에서 백남준이 열어 준 미디어아트 초기 동력을 이어 초연결 공유 플랫폼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먼저 포스트 백남준을 위한 예술과 기술 실험, 발굴, 연구와 전시를 지속한다. 예술과 기술 플랫폼으로서 국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등 협력을 추진하며 백남준 해석과 비판적 대화 공론장을 만들어 동 시대 혁신 문화 공간으로 독자적 성격을 구축한다.

박 관장은 "백남준 작품은 전 세계에 1천여 점이 산재해 여전히 연구가 필요하며, 공동체적 유산으로 보고 같이 연구해야 한다"며 "초연결 공유 플랫폼은 포스트 백남준인 젊은 예술가들과 자유자재로 연결한다는 새로운 백남준아트센터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페스티벌형 전시와 비판적 의견을 주고받는 학술공론장, 2가지를 같이 추진하는 목표를 세웠다.

또 아카이브 소장처와 협력을 강화해 공동 연구 기반 협력 순회전을 개최하고, 아카이브 기능을 확대해 학술연구, 백남준 예술을 재가치화한다.

박 관장은 "전문가들만 아는 백남준 예술이 아닌, 공공재 가치로서 대중이 어려워하는 부분은 콘텐츠 측면에서 다양성을 확대해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백남준 예술 관련 학술연구 논문들이 집약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더해 핵심 키워드로 선별·제공하는 맞춤형 학술 플랫폼을 구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은 국내외에서 열리는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 협력 또는 거점으로 활용하거나 실험적 프로젝트성 쇼케이스 방식도 고려한다고 했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내년 3월 21일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24’(가제)와 ‘빅브라더 블록체인(가제)’을 연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년」에서 기술문명 발달로 통제가 일상화된다고 미래를 예견했다. 백남준은 1984년 1월 1일 조지 오웰에게 ‘당신은 절반만 맞았다’며 신기술이 주는 긍정 영향력을 ‘굿모닝 미스터 오웰’ 위성 프로젝트로 전파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 2024’는 과거 백남준의 전시 40주년을 맞아 1984년 1월 1일 백남준이 전 세계에 송출한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현대적 관점에서 되짚어 보고, 오늘날 새로운 기술들과 더불어 영구한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공동 메시지를 발신한다.

‘빅브라더 블록체인’은 현대 새로운 기술매체 환경을 점검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들 작품 전시로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다양한 분야와 융합·협업 실천 의지도 보였다. 박 관장은 "백남준의 ‘TV정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오늘날 예술과 사회가 만나는 지점, 과학, 교육과도 연결되는 융합예술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1932년생인 백남준은 전쟁을 경험했고, 그의 예술정신에는 기본적으로 평화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며 "현재 국제 전쟁이 계속되기 때문에 그의 평화적 예술정신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다. 분단 이야기 등을 국제사회에 들려주는 평화 제안이라고 생각해 지속 담아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인영 기자 li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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