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이 「새로운 직물의 탄생-원제국을 겪은 한반도인의 선택(이강한 저)」을 펴냈다.

13세기 원제국과 아랍, 인도 등으로부터 자극을 받아 새로운 직물을 끊임없이 개발해 냈던 고려 후기에서 조선 초기 한국인들의 직물 생산과 수출의 역사를 고찰했다.

한반도의 직물이 당시 어떠한 도전에 직면했고, 그런 도전을 고려와 조선인들이 어떻게 기회로 발전시켜 나갔는지를 다양한 문헌 기록과 사료를 통해 짚어 본 경제사적 검토의 산물이다.

고려와 원제국이 공존하던 한반도 직조업계는 외부 직물의 유입, 그로 인한 국내 직조 환경의 교란, 기존 수출품의 위상 변동 등 녹록치 않은 환경에 직면해 있었다.

그러나 이 시기 내부의 전통과 외부의 영향을 고루 반영한 새로운 직물들이 등장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변화해 갔다.

저자인 이강한(고려시대사 전공) 교수는 고려와 조선의 사서는 물론이고, 동시대를 기록한 중국의 사서와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연구서를 교차 비교하면서 고려인들이 원제국의 직금 직물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시킨 특수 직금 직문저포와 한반도인이 생산한 다양한 교직물(交織物)을 검토했다.

직문저포는 13∼15세기 고려에서 만들어진 특수한 직물로, 원제국에서 유행하던 직금 기술을 적용한 모시를 가리킨 걸로 추정된다.

고려의 뛰어난 직조 기술과 아름다운 자수 문화, 모시 등의 우수한 인피직물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이 책은 2016년 저자가 쓴 「고려의 자기, 원제국과 만나다」에 이은 고려 후기 한중 교류사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도자기’를 주제로 문헌에 담긴 고려 후기 한중 교역의 정황을 다뤘다면, 이번 신간은 ‘직물’에 초점을 맞췄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