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대학 교수
주소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대학 교수

거대한 도전과 변화. 우리 시대를 특징 짓는 단어다. 첨단 과학기술의 기하급수적 발전은 우리 일상에 커다란 파장과 균열을 일으켰으며, 이제 우리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디지털 문명이라는 패스트트랙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공동운명체가 됐다. 더욱이 정보통신과 인공지능 관련 기술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무너뜨리고 디지털 공간 활성화를 촉발시켰다.

이러한 측면에서 디지털 시민성(Digital Citizenship) 개념은 현대사회가 전방위적으로 직면한 사회적 변화와 도전에 적극 대응하려는 지적 시도다. 디지털 시민성은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갖춘 시민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가치와 비전을 의미한다.

디지털 시민성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이를 적절히 활용하고 이해하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시민이라는 개념은 1997년 광대역 인터넷 보편화로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이 급증하면서 등장했다. 초기에는 정보 격차를 극복하고 변화에 뒤처지지 않는 능력을 강조하며 정보기술 도입과 확산 측면에 집중했다. 그러다 2010년 중반부터는 디지털화 속도가 빨라지며 모바일과 스마트폰 보급, 1인 미디어, SNS 등장으로 ‘디지털’은 ‘디지털 공간’으로 연결되는 방식으로 그 의미가 확장됐다.

현재 디지털 시민성은 사회적 소통과 참여, 의견 표현과 같은 시민 역할과 디지털 사회에서의 권리와 관련한 논의를 포함한다. 이는 사회 변화에 적응하며, 온라인 세계에서의 능동적이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강조한다고 보며, 이 같은 중요성을 감안해 일부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시민성 교육과 디지털 공간에서의 윤리 교육이 이뤄진다.

개인 측면에서 디지털 시민성을 함양하는 것은 온라인 세계에서의 보호와 책임 있는 행동을 도울 뿐만 아니라 건강한 디지털 환경을 형성하는 데 이바지하며, 그 결과 디지털 시민의 권리와 책임을 실현하고 온라인 세계를 건강하고 강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또 디지털 시민성을 함양하는 것은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뿐만 아니라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문제해결능력, 협력, 의사소통능력과 관련된 역량을 키워 21세기 기술을 성공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아가 디지털 시민성은 사회 참여의 핵심이다.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의견을 나누고 여러 정보를 받아들이며 온라인에서 예의와 책임을 갖추는 것은 앞으로 미래사회에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 볼 때 디지털 시대 핵심 능력으로 부상하는 디지털 시민성은 고등교육 현장에서 매우 강조될 필요가 있다. 이는 진전된 형태의 시민교육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역량을 기르는 것이며, 디지털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우리가 갖춰야 할 필수 능력이기 때문이다.

첨단 과학기술 발전 속도에 우리 시민성이 답보 상태에 머문다면 기술적 능력과 인간의 도덕성 사이 간극은 해결불가능한 과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시민성 교육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디지털 시민성은 우리 미래를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열어가는 열쇠이자 진전된 형태의 시민적 삶을 영위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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