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계양구가 시에서 유일하게 물놀이터 공원이 없는 오명을 벗으려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섰지만, 지원을 약속한 시가 본예산에서 삭감시킨 탓에 암초에 걸렸다.

4일 구에 따르면 인천 10개 군·구 중 유일하게 계양구만 물놀이터가 설치된 공원이 없어 여름마다 구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물놀이를 가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천마산에 자연물놀이터가 있으나 계곡 물을 가두기만 한 곳이어서 놀이시설이 없고, 주차 환경 등 시설이 열악해 주민들은 제대로 된 물놀이터 조성을 구에 꾸준히 바랐다.

구민들은 7월 단일 구 민원으로는 역대급인 주민 1천여 명이 서명한 물놀이터 공원 조성 청원서를 구에 전달했고, 이러한 주민 염원에 윤환 구청장이 구체적 추진계획 발표로 화답하며 급물살을 탔다.

윤 구청장은 "당장 내년 7월 개장을 목표로 오조산공원에 700㎡ 규모 물놀이터를 조성할 예정이고, 추가로 계양꽃마루, 경인아라뱃길, 계양테크노밸리에 물놀이터 조성계획을 세웠다"며 "기존 다른 지역 물놀이장보다 더 크고 풍성한 시설로 만들어 그동안 외지로 갈 도리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넘어 계양구민으로 산다는 자부심이 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구는 시 예산담당과의 지원 확답을 받고 2차 추경에서 6천만 원을 편성해 설계 용역까지 들어갔지만, 10월께 내년도 시 본예산 편성 과정에서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삭감되는 난관에 봉착했다.

문세종 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의원은 "시가 2010년부터 각 구에 물놀이터를 조성하면서 계양구만 빠트려 다른 구와 형평에 맞지 않는다. 이에 상임위 예산안 심사에서 시가 삭감한 예산을 증액시켜 예산결산위원회에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예결위 심의와 본회의 표결이 남아 아직 확신하지 못하지만, 시민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혜택을 차별받지 않게 청원하신 시민분들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구는 시 지원 예산이 삭감되는 우여곡절 속에서도 지난 1일 전체 사업비 10억 원 가운데 절반인 5억300만 원을 자체 예산으로 편성하는 3차 추경안을 통과시켰고, 시 지원을 결정하는 의회 통과만 남겨 놓은 상태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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