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가장 먼저 기후위기부터 극복해야 합니다."
지난 5일 열린 용인시 제2회 탄소중립 명사 초청 특강에서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은 "세상에 자연을 이기는 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가 ‘2050 탄소중립 비전 선포’를 기념해 마련한 특강에는 시민과 학생 들 500여 명이 참석했다.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과 유엔 사무총장을 마친 뒤 2019년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 이사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반 전 총장의 이날 특강 주제는 ‘글로벌 시대 기후변화 위기 대응과 지자체의 역할’이다.
반 전 총장은 "제8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 2015년부터 2030년까지를 목표로 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선포를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했다"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일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고, 전 인류의 존재와 보편적 행복에 꼭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유엔 창설 이후 195개국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파리협정을 맺은 부분도 이런 까닭"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1850년대부터 시작한 산업혁명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가속시켜 지구온난화에서 나아가 ‘글로벌 보일링(Global Boiling·지구 가열)’이라는 용어까지 탄생시켰다"며 "인류학자들은 앞으로 지구 온도를 1.5℃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고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해 인도네시아는 수도를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을 세우며, 남태평양과 카리브해 일부 작은 섬나라들은 나라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소개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일부 과학자들은 우리가 앞으로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 앞으로 100년 안에 모든 생물체의 70%가 사라지는 제6차 대멸종이 온다고 경고한다"며 "이제는 기업, 정부, 개개인 모두가 실천해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도 했다.
반 전 총장은 강연 후 시민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되기까지 과정을 이야기했다.
반 전 총장의 특강은 이상일 용인시장 초청으로 이뤄졌다. 이 시장은 외교통상부 출입기자 때 반 전 총장과 인연을 맺었고, 이 시장이 2006년부터 3년 6개월간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할 때 반 전 총장은 유엔 본부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교류를 지속했다.
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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