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버스정류장 주변 도로에 마구잡이로 세워 놓은 킥보드와 전기자전거가 통행을 방해한다.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버스정류장 주변 도로에 마구잡이로 세워 놓은 킥보드와 전기자전거가 통행을 방해한다.

개인형 이동장치(PM)의 무단 방치를 막기 위한 전용 주차구역 설치 노력에도 PM의 도로 점령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용할 때는 편리하지만 반납 이후에는 길거리 곳곳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지난 9일 오전 9시께 유동인구가 많은 인천시 연수구 연세대 송도캠퍼스입구역 버스정류장 근처엔 공유 킥보드가 가득했다. 다양한 업체의 기기들이 정류장 주변 도로를 독차지했다. 시민들은 공유 킥보드와 부딪히지 않으려고 피해 다녔다. 길가에 쓰러졌거나 길 한복판에 세워진 기기들은 미관마저 해쳤다.

한 행인은 해당 PM들을 가장자리로 옮기려고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힘들어 보였다. 반면 인근에 설치된 PM 전용 주차구역은 텅 빈 상태였다. 공유 PM 업체들이 고수하는 자유 반납 방식인 ‘프리 플로팅(Free-Floating)’이 문제의 핵심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날 송도5동 달빛축제공원역 주변도 전용 주차구역이 아닌 인도에 PM이 널브러졌다.

주민 정모(42)씨는 "이 지역은 인근에 대학교도 있고 광역버스 이용자가 많아서 그런지 유독 무분별하게 방치된 킥보드나 자전거가 많다"며 "유모차와 휠체어가 지나갈 때도 방해만 되는데, 지자체에서 PM 주차구역을 왜 만들었는지 의문이다"라고 토로했다.

인천지역은 이달 기준 총 7개 업체가 약 1만400대 공유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운영한다. 이 중 4천 대 이상이 송도국제도시에 운영이 집중된 상태다.

이에 연수구는 송도지역에서 발생하는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자체와 기업이 협업해 운영하는 PM스테이션 확충에 나선다. PM스테이션은 무선 충전 거치대로, 전용 앱을 내려받아 길거리에 방치된 PM을 사용 여부 상관없이 누구나 전용거치대에 부착시키기만 해도 현금 마일리지를 지급한다.

구는 도로 점용과 교통안전시설 심의 등 행정절차를 지원한다. 설치와 운영은 기업이 담당하기에 지자체 예산은 전혀 투입하지 않는다. 송도 전역에 오는 15일까지 63개소 설치를 완료하고 전기 관련 공사를 진행해 내년 3월께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킥보드 이용자뿐 아니라 보행자도 직접 킥보드를 거치대에 주차시킬 수 있어 무분별하게 세워진 킥보드를 정리하는 데 큰 효과를 나타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구 관계자는 "이용자가 많은 지하철역이나 정류장 부근에 설치하고, 업체와 협의를 통해 장소가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며 "원도심에는 구가 전용거치대를 설치하고 추가 대책을 마련하고자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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