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연구원이 지난 4일 발간한 ‘대도시 청년들의 삶의 만족도’ 보고서에서 인천이 꼴찌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체감하는 삶의 만족도가 OECD 최하위권인 건 주지의 사실이다. 최근 국제통계에 따르면 OECD 청년들 삶의 만족도 평균은 7.7점, 우리나라는 6.1점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5일 열린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에서 "대한민국은 높은 경제 수준에 비해 자살률이 1위고, 행복지수는 꼴찌고, 삶의 만족도는 대단히 낮다"며 사태 심각성을 인정했다. 그런 나라에서 최하위 도시가 인천이다.

보고서를 요약하면 청년들이 느끼는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에서 인천은 최하위인 반면 비슷한 규모 경쟁 도시인 부산은 1위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은 상관관계가 높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준다고 추정되는 생활수준·거주환경·일 만족도에서 부산은 1위, 인천은 꼴찌였다. 대인관계와 공동체 소속감 만족도에서도 부산은 1~2위권을 유지한 반면 인천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인천 청년들의 외로움(1.40점)과 우울감(1.37점) 지수가 1위인 게 이해가 간다.

중요한 건 이런 지표가 ‘단순한 절대치’로 나온 결과는 아니라는 점이다.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여율과 상용근로자 비율은 (같은 조사에서) 인천이 비교 도시 중 으뜸이었다. 이처럼 인천 청년의 일하는 비율이 가장 높고, 일의 안전성·연속성이 가장 높은데도 일 만족도는 물론 생활수준, 미래 안정성 측면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건 복합 요소들이 함께 작용함을 시사한다. 예컨대 지역 내 물가나 교통 형편, 거주비용, 지역 구성원 동질감 같은 다양한 요소가 삶의 만족도를 구성한다고 추정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청년 만족도보다 중요한 시정 목표는 없다. 도시 미래를 결정할 인구계층이 청년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인천의 청년층 순유입은 플러스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에도 인천은 1만1천408명의 순유입(부산은 6천638명 순유출)이 발생했다. 인천시는 이번에 나온 지표들을 면밀히 분석하기 바란다. 청년들이 만족하지 못하면 떠나가는 선택이 늘어날 테고, 결국 도시는 활력을 잃으면서 공동화·황폐화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조사에서 나타난 불만족 원인을 제거하는 데 정책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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