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8시께 찾은 인천시 부평구 A성인용품점은 성인인증 없이 입장이 가능했다.
11일 오전 8시께 찾은 인천시 부평구 A성인용품점은 성인인증 없이 입장이 가능했다.

인천지역 무인 성인용품점이 청소년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청소년 출입을 제한하려면 성인인증 시스템이 있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아 청소년 입장을 제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1일 오전 8시께 부평구 부평 테마의거리에 위치한 A성인용품점을 찾았다. 출입문에는 ‘미성년자 출입 금지’, ‘성인만 입장 가능’ 이라는 문구가 붙었다.

하지만 신분증 검사기와 같은 성인인증 시스템은 구비하지 않았고, 문을 개방한 채 영업 중이었다.

내부로 들어가니 망사로 된 옷을 걸친 마네킹이 노골적으로 전시됐다. 각종 상품마다 유해스러운 사진이 부착돼 성인이 봐도 눈이 아플 지경이다.

더구나 이곳은 300m 거리에 부평서초등학교와 인근에 중·고등학교가 위치해 청소년에게 노출되기 쉽다.

학부모 김모(46)씨는 "아이와 이곳을 지나다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호기심 많을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노출되면 잘못된 가치관을 만들 수 있으니 구청에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께 방문한 남동구 구월동에 위치한 B성인용품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문 안쪽에 ‘성인인증 후 입장’이라는 문구와 함께 인증기기가 있지만 인증을 하지 않아도 문이 열렸다.

내부는 A성인용품점과 마찬가지로 적나라한 사진과 마네킹이 전시돼 청소년에게 유해해 보였다.

사정이 이렇지만 이를 관할하는 구청들은 마땅한 단속 방안이 없다고 한다. 무인 성인용품점은 자유업으로 분류돼 단속 근거가 없으며, 학교와 직선거리 200m 반경을 벗어나는지만 확인하기 때문이다.

기초단체 한 관계자는 "무인 성인용품점은 단속에 법적 근거가 없어 골머리를 앓는다. 업체들을 대상으로 불투명한 시트지, 성인인증 기기 구비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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