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악동뮤지션이 불러 세상 빛을 본 노래 ‘후라이의 꿈’을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냇동생이 흥얼거렸다. 

노래 가사 가운데 ‘꾸물말고 꿈을 찾으래’를 내뱉는 동생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잠시 눈동자는 하늘을 향하고 입을 다문 채 생각하더니 과학자, 축구선수, 유튜버와 같은 직업을 짧은 순간 나열했다. 초등학생이라면 한번쯤 꿈꾸는 직업들이다.

짓궂게 굴고 싶어서 하고 싶은 직업 말고 어떤 어른으로 살고 싶은지를 물었다.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 5학년은 답하지 않고 "그럼 누나는 꿈이 뭔데?"라고 도리어 묻는다. 당황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고 먼저 질문했다며 얼버무렸다.

10대만 하더라도 어른들은 그닥 궁금하지 않은 꿈을 버릇처럼 캐물었다. ‘생각 중’이라고 답한 친구들에겐 꿈을 가져야 한다는 꾸중 아닌 꾸중을 했다. 그 옆에서 기자는 언제나 확신에 찬 표정과 목소리로 답했다. 

"왜"라고 따라오는 질문에도 분명한 이유를 막힘없이 말했다.

곰곰이 생각하면 어느 순간부터 꿈을 꾸지 않는다. 목표는 희미해졌고, 꿈은 뒷전으로 미뤄 놓고 단기 목표와 예상치 못한 변수를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이에 공허한 감정이 물밀듯 밀려와 ‘뭐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스스로를 괴롭힌다.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찬 과거와 현재를 견줬을 때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런 상황인데도 동생에게 누나라고 우쭐대며 꿈을 물었다. 그 예전 본인은 꿈꾸지 않으면서 묻던 어른들과 다를 바 없다. 기자부터 꾸물말고 꿈을 찾아야 하는데 말이다. 

굳이 꿈을 꾸며 살아야 하는가 되묻는다면,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른 채 방황하기 싫다고 답한다. 포장하자면 한 번뿐인 인생에 대한 태도를 다시 세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데 목적을 둔다. 또 원하는 바를 분명히 찾아 꿈의 방향을 따라 흘러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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