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주 변호사
박노주 변호사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사도 바울)

이 세 가지 말은 구분된 듯해도 실제로는 모두 관련됐다고 할 수 있다.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이 쉬지 않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고, 항상 기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 중 하나지만, 아직 실천은 하지 못했다.

광대한 우주, 파란 하늘과 온누리에 충만한 물과 공기에 감사한다. 서로 사랑하고 이해해 주는 가족과 친지와 이웃들과 친구들이 있음을 감사한다. 

한없이 부족한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있음을 감사한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이해하려 노력하는 영혼을 갖게 해 주신 신에게 감사한다.

죽음이 있기에 삶의 시간들이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계절 변화와 낮과 밤이 끊임없이 교차되기에 삶이 어두울 때도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할 용기를 갖게 됨을 신에게 감사한다.

신은 계절의 전환점 그리고 빛과 어둠의 경계선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이러한 끊임없는 변화가 인생길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역경과 권태 극복에도 상당한 도움이 됐다. 나의 삶과 죽음의 경계선도 아름답게 장식해 주시기를!

세상에 불만이 많은 사람은 감사할 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 대개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이 사회에 불만을 갖게 된다. 일종의 책임 회피다. 열심히 사는 사람은 인간의 한계와 이로 인한 사회의 한계를 깨닫는다. 따라서 불만이 거의 없다.

세상에 불만이 많은 사람은 사회를 개혁할 수는 있지만 자신은 불행하다. 더구나 개혁해 이루려는 사회가 아름답기도 어렵다. 증오가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역사상 개혁은 대부분 피로 붉게 물들고 결국 실패했다. 진정한 개혁은 사랑이나 연민이 바탕이 돼야 한다.

살아오면서 많은 실패를 한 것에 감사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실패한 사람들의 심정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그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언행을 했을 것이며, 좀 더 오만한 인간이 됐을지도 모른다. 역경이 없는 간접경험만으로는 영혼까지 변화시키기는 어려운 듯하다.

나는 대부분 크게는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어려운 사람들의 사건을 변호하며 살아왔다. 이것이 인생에 있어 신이 부여한 나의 역할이라 생각하며 감사한다.

또 많은 재산을 소유하지 않은 것에 감사한다. 많은 재산이 있었다면 인간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유혹에 고뇌하는 순간들이 많았을 것이다. 권력이나 명예도 동일하다.

세상에는 감사할 일도 원망할 일도 많이 쌓였다.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이지 운명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행복과 불행은 상당 부분 생각하기 나름이다. 열심히 찾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할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음식은 신과 수많은 사람들의 은혜의 결실이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일이다. 음식을 앞에 두고 감사기도를 드리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러나 기도가 끝나자마자 음식 타령을 하는 사람도 있다. 진심에 의하지 않은 감사로는 행복도 은총도 기대할 수 없다.

형편없는 차를 타거나 남루한 옷을 입으면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좋은 차를 타거나 훌륭한 옷을 입으면 우쭐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를 부인하는 사람은 인격 수양이 상당한 수준에 달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나는 아직 이러한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나마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다행으로 여긴다.

선을 행하면서 그럴 수 있는 것에 감사하자. 자신의 선한 마음이 있음과 그렇게 행위할 수 있는 건강과 여유, 특히 상대방이 나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음을 감사하자.

감사의 마음도 이를 표출하는 방식에 따라 상대방의 마음을 무겁게 할 수 있다. 감사의 마음을 표출할 때나 은혜를 베풀 때는 이러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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