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창의 인성 역량을 키우는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초월초등학교다.

1931년 설립한 초월초는 ‘꿈·지성·감성을 키우는 행복 초월교육’이라는 비전 아래 교육공동체(학부모, 교직원, 학생)와 지역사회 모두 하나가 돼 교육에 전념한다.

학교는 기본 체력이 튼튼한 학생들이 꿈을 품고 스스로 기초를 다지는 창의적 지성인으로 자라도록 삶의 지혜는 물론 다양한 체험중심교육과 토론교실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학생 스스로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바람직한 ‘인성인’으로 성장하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는 초월초를 소개한다.

광주 초월초 한자수업.
광주 초월초 한자수업.

# 같이의 가치, 학생자치회가 주도하는 학교문화

학교의 주인공은 학생이며, 학생이 만들어 가는 학교문화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학생자치회다. 

학생자치회가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하느냐에 따라 학교 문화와 분위기가 좌우된다. 초월초 학생자치회는 작지만 강하고, 소박하지만 강력한 힘을 지닌다.

2∼6학년 학급자치회를 구성해 민주시민으로서 자질을 키워 간다. 학급자치회에서 학급 일을 해결하고자 스스로 고민하고, 친구와 협력하고, 해결의 기쁨을 함께 느끼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학생자치회의 가치를 알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4~6학년으로 구성한 학생자치회는 부지런하게 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을 위한, 학생의 자치회 활동을 한다.

우선 매니페스토 운동을 한다. 이를 통해 유권자(학생)들은 후보들의 공약이 좋은지 살펴보고 판단해 투표를 한다.

학교에서 진행한 학생자치회 활동으로는 생태환경보호 활동(제로웨이스트·플로깅 챌린지, 영양·식생활 챌린지), 스포츠 활동(초월 챔피언스 리그, 초월 피지컬 챌린지), 문화예술 활동(꿈의 무대, 랜덤플레이댄스 챌린지)이 있다.

5월부터 시작한 제로웨이스트·플로깅 챌린지는 학생들에게 환경의 중요성과 실천 가능성을 일깨워 준다.

플로깅은 오전 또는 점심시간에 학생들이 산책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었지만, 학교에서의 경험이 마을까지 이어져 주말마다 마을 플로깅을 실천한 학생이 있을 정도로 깊은 공감을 이끌어 냈다.

스포츠 활동인 초월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학급 대 학급, 서로 다른 학년이 어울려 땀을 흘리며 경쟁하고 승리의 기쁨을 나눈다.

또 오래 매달리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따위 종목에 자율적으로 참여해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성취 욕구를 채워 나가기도 한다.

이 밖에 새롭게 시도한 학생자치활동으로 ‘학생자치DAY’가 있는데, 학생들이 각자 자신 있는 분야를 골라 다른 친구들에게 알려 주는 재능기부 활동이다. 축구를 잘하는 친구는 이른 아침 운동장으로 나가 손흥민보다 더 멋진 축구 선생님이 됐고, 악기 연주를 잘하는 친구는 친구들 손에서 멋진 하모니가 울리도록 음악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이렇듯 학교는 학생자치회가 주도하는 다양한 문화예술·체육 활동으로 매일매일 성장한다.

남한산성 체험학습에서 플로깅 중인 학생들.
남한산성 체험학습에서 플로깅 중인 학생들.

# 자연에서 배우는 생태전환교육

3학년 과학 교육과정에는 배추흰나비를 알부터 성충까지 기르면서 동물의 한살이를 관찰하는 내용이 있다. 일반 교실에서는 배추흰나비 알이 붙은 케일 화분을 사서 키우지만, 초월초는 교실이 아닌 텃밭으로 수업 장소를 옮겨 교육한다. 학생들은 텃밭으로 발길을 옮기는 일만으로도 생생하고 경이로운 자연을 경험한다.

이어 텃밭 일부를 분양받아 무엇을 심고 기를지부터 시작하는 텃밭교육은 학생들에게 책임감과 협력이라는 공동체 인성을 함양시킨다. 또 작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고, 수확으로 농부의 기쁨에 공감한다.

6학년은 광주시농업기술센터가 주관하는 ‘2023년 학교 치유텃밭(스쿨팜)’ 사업에 지원해 전문가 지도 아래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느꼈다. 봄에는 상추·토마토·가지를, 가을에는 배추와 무를 심었다.

봄에는 색색의 작물에서 활력과 싱그러움을 만끽했고, 가을의 밭에서는 겨울 김장을 준비하는 비장함을 느꼈다.

수확한 작물은 가정까지 잘 도착해 가족의 먹거리로 탄생한다. 이렇듯 텃밭 활동은 학교교육활동과 가정을 연결한다. 지난 11월에는 수확한 배추를 이용해 야무진 손길로 김장김치를 직접 담갔다.

학생들이 열심히 만든 김장김치는 초월읍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주민에게 전달했다.

# 다르고 같은 우리, 한사랑학교와 장애 이해 통합교육

학교는 인근 특수학교인 한사랑학교와 결연을 맺어 소통한다. 매년 서로의 학교를 오가며 교사 연수는 물론 학생들이 만나 서로 이해하고 함께 활동하는 장애 이해 통합교육을 실천한다.

올해 통합교육 키워드는 ‘꽃’이었다. 감정 꽃바구니, 꽃밭에서, 꽃이 있는 캠핑카, 무지개 테라리움 같은 다양한 주제로 꽃과 함께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우선 학생들은 서로의 학교를 방문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와 인사하고 적응하는 시간을 보낸다. 

본격적인 원예 수업에서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빛깔의 생화를 눈으로 감상하고 향기를 맡으며 꽃과 친해진다. 꽃을 관찰하고 다듬으며 감성을 채우고, 낯선 활동을 서로 묻고 도와 가며 함께하는 과정에서 존중과 배려를 배운다.

활동에 참여한 4학년 학생들은 미리 만들어 온 양말목 새활용(업사이클링) 컵받침과 편지를 작별 인사 때 전달하기도 했다.

한사랑학교와의 장애 이해 통합수업은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삶을 글이 아닌 몸과 마음으로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다.

스포츠클럽 활동.
스포츠클럽 활동.

# 인성을 기르는 인문학 강의

학교는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키우고자 한자를 교육한다.

학생들이 천자문을 쉽게 외우도록 눈높이에 맞춰 진행하는데, 단순히 한자만 외우는 활동이 아닌 재미까지 녹여 흥미를 끈다.

학생들은 한자를 읽고 쓰는 과정에서 인내심을 배우고, 어려운 과정을 완수함으로써 성취감을 느낀다. 또 훈장님 교육에서 예의범절과 삶의 지혜를 배운다.

학교는 학생들의 문해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 주고자 온작품 읽기를 바탕으로 독서토론교실을 운영한다.

독서토론 전문가와 함께 두 달 동안 책을 읽고, 책에서 찾은 논제에 관해 생각을 나눈다. 또 자신의 의견을 정선해 친구들과 함께 토론한다.

토론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늘 진지하다. 책 안에서 논제를 찾기 때문에 학생들은 책 읽기에 진심이 되며, 책 내용을 이해하고자 낱말과 어구, 문장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책 안에서 찾은 논제는 학생 삶과 맞닿아 있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판단을 하게 된다.

토론의 마지막 수업은 디베이트다. 4대 4로 찬성과 반대팀을 나누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반론까지 전개하는 실제 과정을 따른다. 어느 쪽 판단이 옳은지 판정단 의견까지 들어 참여하는 모든 학생들의 눈빛이 진지하면서 날카로워지는 순간이다.

# 윤현봉 교장 미니 인터뷰

지난해 9월 제32대 교장으로 부임한 윤현봉 교장은 "초월초는 규모는 작지만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하고 반짝이는 보석 같은 학교"라고 소개했다.

그는 "초월초만의 다채로운 인성 중심 교육과정으로 학교의 가장 큰 보석인 학생들이 꿈, 지성, 감성을 키워 나간다"며 "더욱이 지역사회 다양한 문제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는 미래 시대 세계시민으로 자라난다"고 했다.

윤 교장은 "올해 우리 학교의 주목할 만한 성장은 학생자치활동 활성화였다"며 "학생이 주도하는 다양한 캠페인 활동, 도전 활동(챌린지), 스포츠 활동으로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이 성장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학교의 주인공인 학생들이 교육활동에 직접 나서 기획하고 운영한 점이 큰 자랑거리라고 했다.

그는 "내년에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서 공간 재구조화로 본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며 "새롭게 창조된 공간에서 우리 학교만의 자율과제로 인성교육이자 현 시대 가장 중요한 문제인 생태순환교육을 계획하고 수렴할 예정이다"라고 알렸다.

마지막으로 윤 교장은 "학교 구성원 모두가 초월초 안에서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학생, 학부모, 교사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배움으로 성장하는 학교문화를 조성해 미래 세대를 살아갈 학생들이 세계시민으로서 공동체 인성을 갖추고 실력을 쌓아 힘찬 발걸음을 옮기도록 돕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광주 초월초등학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