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들이 인천 송도신항 크루즈선에서 내리는 모습./사진 = 기호일보  DB
유커들이 인천 송도신항 크루즈선에서 내리는 모습./사진 = 기호일보 DB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면서 ‘유커(중국관광객)’의 대규모 인천 방문이 예상됐지만 기대 이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경기부양책 일환으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가들의 자국민 단체여행을 허용하며 한한령(限韓令)을 해제했다.

그러자 일부 호텔, 면세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리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은 쉽게 이뤄지지 못한 모양새다.

한한령이 해제된 이후 9∼11월 인천을 찾은 월평균 관광객은 30여만 명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2022년보다는 증가한 수치지만 한한령이 시행 중이던 2019년 인천 평균 중국인 관광객 40여만 명보다는 적다. 코로나19 이전만큼 관광객을 확보하려던 인천시 계획은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유커 수가 줄어든 이유는 다양하다. 갑작스러운 한한령 해제로 항공사와 여행사가 관련 상품을 준비하지 못했고, 중국 경기가 침체돼 중국인 관광객 소비 패턴이 변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27일 발표한 ‘방한 중국 관광 트렌드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소비 패턴은 단체관광객들이 대량 소비하던 과거와 다르게 개별화된 2030세대 중심 여행객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이에 따라 시는 특정 지역이나 특정 타깃을 집중 공략하는 공격 마케팅으로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중국 기업이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포상 여행인 ‘인센티브 관광’과 여러 교류단체 회원을 인천으로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구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같은 고급 숙박시설과 연계해 고부가가치 관광상품도 개발한다.

시는 내년 말에는 과거 수준 중국인 관광객을 확보하리라고 전망했다.

시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어렵긴 하지만 앞으로 3년간 4만 명 규모의 중국 유더그룹 인센티브 관광객을 인천에 끌어들이는 등 특수목적 관광객 유치를 중심으로 성과를 냈다"며 "항공사가 중국-한국 노선이나 여행상품을 만드는 내년 말에는 코로나19와 한한령 이전처럼 중국 관광객이 인천을 방문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의 정책 방향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030 여행객들이 인천을 다시 찾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현태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트렌드가 과거와는 달라졌다"며 "20대 방문객들이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SNS 홍보와 알리페이(Alipay) 가맹점 도입 같은 맞춤형 관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식 기자 js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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