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의 한숨 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어렵다 어렵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지만 소상공인들이 처한 상황은 상상을 넘어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창업하더라도 10곳 중 6곳이 5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는 사실이다. 인천시가 공개한 ‘2023 소상공인 통계’에 따른 결과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2021년 기준 인천지역 영리사업체는 32만2천687개로, 이 가운데 소상공업체는 29만3천762곳에 달했다. 이는 전체 영리사업체의 91%를 차지하는 수치로, 종사자만 15만7천 명이나 됐다. 

문제는 이들 소상공업체가 얼마나 살아남느냐는 생존율인데, 결과는 충격이다. 2021년 한 해에만 전체 사업체의 22.0%에 해당하는 6만4천482개 소상공업체가 창업했는데 같은 해 문을 닫은 사업체만 4만66개에 달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업체들이 문을 닫았겠지만 매년 10곳 중 1곳 이상이 문을 닫는 셈이다. 

이렇게 문을 닫는 소상공 업체들의 생존율을 보면 더 한숨이 나온다. 2021년 기준 소상공 창업사업체의 1년 생존율은 80.2%, 3년 생존율은 55.2%, 5년 생존율은 40%로 각각 집계돼 창업 뒤 5년 생존율은 50%도 안 됐다. 창업 첫해부터 1년도 안 돼 문을 닫는 사업체가 10곳 중 2곳이나 됐으며, 정착기에 접어드는 3년 생존율은 절반가량에 그쳤다. 5년을 지나 겨우겨우 기반을 잡았다고 했지만 그마저도 견디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체가 더 늘어나 10곳 중 4곳만이 살아남을 뿐이다. 폐업 이유 대부분은 사업 부진을 꼽았다고 한다.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심각한 경제난에 우리 역시 저 대열에 포함될 수 있음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의 창업 이유는 다양하다. 청운의 꿈을 안고 창업으로 성공하겠다는 야망도 있겠지만 나이 들어 직장에서 쫓겨나 생계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창업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있는 돈, 없는 돈에 대출까지 끌어 모으고 바싹 마른 영혼까지 탈탈 털어 넣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대박을 내겠다는 꿈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경기 침체에 접어야 한다. 감당할 무게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상공인들이 무너져 내리지만 정치권은 제정신이 아니다. 민생은 안중에도 없고 당파 싸움으로 밤을 지샌다. 책임지는 자들도 없다. 대통령부터 부처 장관 그리고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까지 대체 무슨 생각들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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