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신설, 우리는 준비됐다."

낙후된 경기북부지역 의료불모지에 새 희망을 불어넣으리라 기대되는 의대 설립에 대진대학교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오랜 기간 의대를 설립하려고 차곡차곡 준비했다는 대진대 임영문 총장을 만났다.

다음은 임 총장과 일문일답.

-의대 신설을 희망하는데 신설 이유, 신설 시기, 학생 모집, 규모 같은 계획은.

▶경기북부지역 10개 시·군 인구는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 경기남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지만, 수도권임에도 인구 1천 명당 의사 비율은 1.6명에 불과해 전국 최저 수준에 머물렀고 의과대학은 단 한 곳도 없는 의료불모지다.

대진대는 바로 그 의료 사각지대인 경기북부 포천시에 위치한 4년제 사립대학이다. 1992년 개교 당시부터 경기북부의 낙후된 의료체계와 국가 의료복지 불균형 심화 문제를 인식하고 오랜 시간 관심을 품고 그 해법 마련에 고심하며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한 대표 대학이다.

최근 의과대학 신설과 정원 확대 문제가 공론화됐는데, 공공의료 부족과 민간 의료체계가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지역 의료진을 양성할 새로운 의대의 등장이야말로 절실한 시대 요구가 아니겠는가.

의대 설립은 우리 희망대로 가장 빠른 시기인 2025년도부터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모집 인원은 100명 미만으로 생각한다. 

-차근차근 준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대진대와 대진의료재단은 1998년 500병상의 분당제생병원을 개원해 성공 운영해 온 경험이 있고, 2024년에는 1천500병상의 동두천 제생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강원도 동북부에도 600병상의 고성 제생병원 개원을 서두른다. 이 만한 병원 시설을 갖춘 대학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에 더해 대진대는 현재 보건과학대학에 바이오헬스케어학부, 간호학과, 스포츠건강학과, 식품영양학과, 보건경영학과를 운영 중으로, 관련 학과들은 제생병원과 아울러 의대 신설·운영에 큰 시너지가 된다. 

신설 의대는 지역 의료진 양성은 물론 주민들 곁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 설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존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는 지역 의료인력이나 인프라 부족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본다. 배출된 의료진들이 의료 취약지역으로 유입되지 않으면 정부 정책도 의미가 없는 셈이다. 우리 대학은 경험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의료 사각지역에 정주하는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진대 의대 신설은 정부 재정 지원 없이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현재 정부에서 재정 지원 예산을 언급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는 빠른 시일 내 운영할 재정 여력이 있다.

-경기북부지역 의료난을 예시로 든다면.

▶경기도 상급종합병원 다섯 군데가 모두 경기남부에 있다. 경기북부지역은 권역별 인구가 전국 3위에 해당하지만 상급병원은 전무한 상황이다.

경기북부는 인구 10만 명당 공공병상, 의사, 간호사 인력도 매우 부족하며, 북한과 접경지역인 군 밀집지역으로서 국가안보에 핵심이 되는 군인들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의료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 주민 노령화가 가장 높은 수도권 지역임에도 인근 병원 부재로 응급환자 이송과 초기 조치가 심각한 형편이다. 그에 더해 소아청소년과 부족으로 소아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타 지역 응급실을 수소문해야 하는 처지다. 흔히 말하는 ‘응급실 뺑뺑이’ 어려움을 겪는 대표 지역이다.

-정원 확대 인원이 지역에 정주해야 취지에 맞는데, 지역인재전형 방법은.

▶지난 11월 최영희 국회의원이 발의한 ‘경기북부 의대 설치에 관한 특별법’ 내용을 보면 경기북부 11개 시·군 소재 대학에 입학정원 100명 이상 200명 이하인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졸업생들은 면허 취득 후 10년간 경기북부 공공보건의료기관 또는 공공보건의료업무에 복무함을 조건으로 입학금과 수업료 면제는 물론 각종 비용을 지원하도록 하고,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원 금액을 반환하도록 했다. 

우리 대학 계획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공인재전형, 즉 지역에서 10년간 복무를 조건으로 입학생 전원을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해 지역 의사로서 필수의료·공공보건의료·지역의료 분야에서 서비스할 우수한 의료진을 양성한다. 

기존 의대 증원 사례를 보면 지역에서 복무해야 할 필수의료와 공공보건의료 인력이 반드시 유입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각도 방안을 찾아야겠지만 먼저 거주지역 의대 진학자가 그 지역에서 의사로 활동할 확률이 높은 점을 고려해 일정 비율은 해당 지역 고등학교에서 선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졸업 후 학생들이 지역 의료진으로 복무하는 여러 방안을 지속 강구할 예정이다.

-필수의료인력 양성과 교수 확보는 물론 어떤 대안을 준비하는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이 확정된 상황에서 대진대 의대 신설은 매우 의미가 깊다. 의대 정원 확대의 정책목표는 단순한 의사 수 확대가 아닌 필수의료·공공의료·지역의료 기반을 확충하고, 국민이 전국 어디에서나 안전하고 신속하게 진료를 받도록 하기 위함이다. 

대학은 지리적으로 의료복지체계의 지역 불균형이 심각한 곳에 위치한다. 따라서 의대 유치는 경기북부 종합대학으로서 지역의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 

의대 신설로 의료 혜택 사각지대인 경기북부와 강원북동부의 의료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지속 고민하고 연구하겠다. 교육시스템도 개발하고 연구해 체계적으로 우수한 의료인재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대학 근처에 의과대학 설립 부지도 확정했다. 빠른 시일 내 의과대학을 신축하고 최첨단 교육시설과 실습장비도 확충하겠으며, 연 100억 원 정도를 지원해 학생 지도와 역량 강화에 주력하겠다.

의료인력 부족으로 신설 대학에서 강의할 교수들을 찾기도 쉽지 않겠지만 국내 유수 의대나 병원에서 근무했던 전문의를 최고 대우 조건으로 모셔 온다면 의료인력 확보는 그리 어렵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신설인 만큼 학생 지도와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자 총력을 다하겠다.

-기존 의대와 차별화되는 점을 설명한다면.

▶여러 번 강조했듯이 의대 정원 증원 목표에 부합해 필수의료·공공의료·지역의료진을 중점 양성할 계획이다. 또 지역 의사제도 전형으로 선발되는 학생들은 감염병·풍토병 내과 전문의로 양성하고,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흉부외과 같은 비인기 진료 분야를 필수의료인력으로 배출하겠다. 

군부대 관련 시설과 인원의 밀집지역임을 감안해 동두천 제생병원과 강원도 고성 제생병원을 군 의료체계와 협력해 군의관 양성과정(일명 의료사관학교)을 운영할 생각이며, 부대 내 돌발사고나 응급상황 시 신속한 민간 의료 지원 혜택을 제공해 국방력 강화에 기여하는 공공의대로도 특성화할 계획이다. 

-강조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대형 병원을 각기 다른 지역에서 세 곳이나 보유하고, 의대 건물을 신축하려고 당장 삽질 가능한 부지 보유와 같은 현실적인 교육 인프라를 갖춘 대진대의 의과대학 신설은 당연한 순리라고 본다. 

이 모든 준비 상황을 바탕으로 우리 대학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목표에 부합하는 필수의료인력을 순조롭게 양성하겠으며, 낙후된 경기북부지역 의료서비스 질적 수준 향상이나 초고령사회 전환의 의료체계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포천시민들의 숙원이기도 한 의대 설립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부합하고, 시민들이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양질의 의료시설로 정부 정책에 맞는 선진화된 의료체계 진입에 우리 대학이 일조하겠다고 감히 말씀드린다.

포천=박덕준 기자 pdj3015@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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