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6천327억 달러(직전 연도 대비 -7.4%), 수입은 6천427억 달러(-12.1%),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99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반도체(-23.7%), 지역별로 중국(-19.9%) 수출 감소가 컸다. 다행히 추세는 희망적이다. 12월 수출(576억6천만 달러)이 17개월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 갔다. 미국 수출은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제1수출국으로 부상하고,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도 플러스(21.8%)로 전환했다.

이런 흐름을 잘 살려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내수 침체로 뒤덮인 형국이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매 판매는 줄어들고 소비재 재고는 늘어나며, 설비투자는 감소 중이다.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소비자심리지수도 넉 달 연속 100 미만대로 소비 부진 장기화를 경고한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 회복은 그림자가 드리운 투자와 일자리, 소비, 재정 여력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낙관적으로 전망하기엔 앞에 놓인 장애물이 워낙 크고 산업경쟁력도 많이 취약하다.

가장 큰 암초는 중국이다. 시장 자체가 침체 국면인지라 대중 수출은 계속해서 감소할 전망이다. 중국의 첨단산업 굴기로 국내외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도 잃어가는 상황이다. 근대화 이후 재도약 기회이자 축복이던 중국이 수출은 물론 내수를 잠식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더욱이 지금은 미·중 기술패권적·보호주의적 통상 대전이 이뤄지는 격변의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한 모멘텀을 찾기란 쉽지 않다. 자유민주적·개방적 통상 질서로 회복될 때까지 인내하며 기초체력을 다져야 한다. 

핵심은 ‘수출 회복 과정에서 나타날 원화 강세, 재정 여력 확보를 위한 증세’에도 견딜 경제 체질을 만드는 일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필연적으로 원고 불황과 소비·투자 침체 고통이 수반된다. 이를 극복할 주체는 기업뿐이다. 기술 혁신을 통한 원자재 절감, 경영 혁신을 통한 비용 감축,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래야 ‘고기술, 고부가가치, 고임금’이라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고 선진 수출강국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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